
페루 수도 리마 도심에서 인도네시아 외교관이 총격을 받고 숨졌다.
페루 국가경찰은 2일(현지시간) 엑스에 “리마 린세 구역에서 페루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살해된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가해자 신원 확인과 검거를 위한 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가 대사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라레푸블리카 등 페루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외교관 세트로 레오나르도 푸르바(40)는 전날 린세구 라몬카스티야 공원 인근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그는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던 도중 오토바이를 탄 두명의 용의자로부터 공격받았다. 이 직원은 5개월 전 페루로 발령됐으며 아내와 세 명의 자녀와 함께 이곳에서 살고 있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올해 린세에서 발생한 첫 번째 청부 살인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용의자들의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피해자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페루 당국에 범죄 사실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계속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유해를 인도네시아로 송환하는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대사관 직원과 시설에 대한 보안도 강화했다.
린세는 리마에서 비교적 안전한 지역이다. 일부 한인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으며 교민들이 운영하는 식당과 상점도 있다.
페루는 최근 수년 새 강력 범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페루 당국이 집계한 살인 범죄 건수는 2023년 1508건에서 지난해 2059건으로 1년 만에 36% 늘었다. 세계적인 관광지 마추픽추로 가려는 외국인이 머무는 수도 리마에서는 관광객을 겨냥한 강도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페루는 불안정한 정치 상황 탓에 치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탄핵이 반복되며 지난 7년간 대통령이 6명 바뀌었고, 경찰 업무를 담당하는 내무장관 역시 최근 4년 간 13명이 교체됐다. 현재는 경찰 출신의 카를로스 말라베르 내무장관이 지난 5월13일부터 직무를 수행 중이다.
주페루 한국대사관은 안전 공지를 통해 “도보 이동 시 항상 주위를 잘 살피고 수상한 사람이 접근하면 다수가 운집한 장소로 빨리 이동해야 한다”며 “불필요한 야간 외출과 우범 지역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