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파크 한 판 붙자"…우리은행, 티케팅 시장 진출한다

2024-12-17

우리은행이 내년 하반기 중 공연 티켓 예매 플랫폼을 구축하고 인터파크·예스24 등이 선점한 공연 티케팅 시장에 진출한다. 콘서트나 뮤지컬·전시를 위한 온라인 티켓 판매 서비스를 직접 제공해 MZ세대와의 접점을 확보하고 신규 사업 기회도 발굴한다는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비은행 사업으로 확보한 젊은 고객을 은행 고객으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비대면 티켓 판매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조직 구성과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이제 막 프로젝트에 착수한 단계로, 실제 서비스는 내년 하반기 중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공연이나 전시 등 티켓 지식재산권(IP)을 직접 발굴할 방침이다. 무엇보다도 경쟁력 있는 티켓 상품을 직접 제공해 콘서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를 비롯한 고객을 대거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확보한 IP를 기반으로 신사업을 발굴하고 업체 제휴 등을 통해 외형을 넓힌다는 계획도 세웠다.

특히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대중음악 가수 팬덤이 티케팅 시장의 주요 소비자인 만큼 우리은행은 이번 사업 진출을 통해 Z세대 공략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뮤지컬이나 연극·클래식·국악·무용 관람을 즐기는 소비력 높은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데도 용이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해 16일까지 집계된 연간 티켓 예매 수는 2196만 8444건이다. 이는 총예매 건수에서 취소된 건을 제외한 수치다. 매달 150만~220만 명 규모로 예매가 꾸준히 이뤄지는 만큼 우리은행이 티케팅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경우 상당수의 월간활성이용자(MAU)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시장의 지배자인 인터파크와 예스24 등 경쟁자들 사이에서 차별화된 IP를 확보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현재 우리은행은 엔터테인먼트 경력이 있는 콘텐츠 프로듀서(PD) 등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통상 티케팅 플랫폼은 콘텐츠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과 동시에 티켓을 판매할 권리를 부여받는다. 이 때문에 해당 공연의 성공은 티켓 판매와 함께 직접적인 투자 손익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국내 티케팅 시장에서는 인터파크가 점유율 70%가량을 확보하며 사실상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이 이에 맞서 적정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적자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알뜰폰 출시를 곧 앞둔 가운데 새로운 비금융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이자 이익 중심의 영업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우리은행의 행보에 속도가 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은 당초 알뜰폰 서비스를 이달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대내외 상황으로 인해 출시를 연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기존 플랫폼이나 사업 영역에서 고객을 확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점차 실감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대부분의 주요 은행이 업권 경계를 떠나 타 플랫폼과 협업하거나 직접 비금융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접점을 넓히고 본업과 시너지를 모색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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