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그룹이 지난해 연말 신설한 전사 경영진단실이 1년 만에 삼성전자 내부 조직으로 들어왔다. 11월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옛 미래전략실 같은 ‘컨트롤타워’ 역할이 부활할지 관심을 끌던 상황에서다.
30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글로벌리서치(SGR·옛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진단실이 이달 초 삼성전자 소속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은 통상 사장급 승진·전보 인사를 외부에 공개한다. 이번엔 조직 단위 이동인데도 불구하고 사내 공지조차 없이 진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영진단실은 탄생부터 화제였는데, 내부조차 알지 못하도록 조직이 조용히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SGR 소속 경영진단실은 지난해 11월 사장단 인사에서 처음 만든 조직이다. 경영진단실 초대 수장은 미래전략실, 사업지원 TF, 전자 경영지원실장(CFO), 삼성SDI 대표 등 요직을 거친 최윤호 사장이 맡았다. ‘전략통’인 최 사장은 이재용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다 삼성전자 감사팀장을 맡았던 원종현 부사장을 비롯한 관계사 ‘에이스’가 경영진단실로 모였다.

삼성에서 경영진단은 내부 감사에 가깝다. 하지만 삼성은 경영진단실에 대해 관계사 요청에 따라 경영 상황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 ‘전문 컨설팅 조직’이라고 설명해왔다. 지난해 인사는 관계사의 감사팀 명칭까지 모두 ‘경영진단팀’으로 바꾸는 큰 공사였다. 경영진단실 출범을 신호로 삼성이 컨트롤타워 기능을 복원한다는 해석이 나왔던 이유다.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준 조직을 삼성전자가 1년 만에 흡수하자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각 사업부의 체질 개선 및 조직개편 등에 경영진단실 역할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경영진단실은 출범 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에서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부를 집중적으로 진단했다. 최근엔 디바이스경험(DX)부문 산하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삼성 TV 사업은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 업체의 추격이 거세다. 경영진단실은 시장 환경부터 기술 경쟁력, 조직문화, 사업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고 개선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진단실이 전자 산하 조직이 된 만큼 11월 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기존 삼성전자 사업지원 TF와 경영진단실의 기능을 어떻게 조율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전직 사장급 임원은 “(경영진단실이 전자 산하로 들어온 건) 굳이 논란을 일으키며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조직을 복원할 필요가 없다는 결정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경영진단실이 SGR 소속이란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있다. 경영진단실이 관계사와 일일이 컨설팅 계약을 맺지 않고 감사 기능을 총괄할 경우 월권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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