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vs 한동훈
6회 천생 검사, 사표내다
2001년 말의 어느 날 부산종합버스터미널. 윤석열 부산지검 검사가 막 떠난 서울행 버스의 꽁무니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버스 안에서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들던 서울대 79학번 동기 H의 모습도 시야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윤 검사는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윤 검사를 비롯한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들은 그 전날 부산에 집결해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다. 아무래도 부산 지역 거주자들이 많았지만, 서울 등 타지에서 온 친구들도 적지 않았다. 새벽까지 이어진 술자리 끝에 H가 나가떨어지자 윤 검사는 그를 숙소에 데려가 재웠다. 그리고 그가 눈을 뜨자 해장국까지 먹인 뒤 버스에 태워 서울로 보냈다.
그로부터 얼마 뒤 H에게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발신자는 윤 검사였다.
어? 석열아. 어쩐 일이야?
H야. 나 지금 서울이야.
응? 부산이 아니라? 무슨 일 있어?
그때 너 서울 가는 거 보니까 나도 서울 가고 싶더라. 그래서 사무실 가서 사표 썼어.
(*『구수한 윤석열』(김연우 저)속 일화를 재구성했습니다.)
천생 검사인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짧으나마 변호사 시절이 있었다. 그가 변호사로 변신한 배경에는 두 번의 고비와 두 명의 사람이 있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풀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