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질문은 나의 최고 경쟁력’

2025-08-22

취업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나는 ‘내가 전공에서 배운 것을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고 있었다. 생각은 할 수 있겠으나 인정받지 못한다면 소용없는 일이다. 그래서 고민이 많았다.

그걸 해결할 기회를 접했다. ‘SK그룹 코칭 위원과 함께하는 코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나는 주로 PR 직무를 중심으로 코칭을 원했다. 코칭은 피코치인 내가 주제를 선정하고 코치의 질문에 답하며 진행됐다. 첫 번째 코칭의 주제로는 PR의 정의를 선택했다. 영어 단어를 섞어가며 5분 동안 내가 생각하는 PR을 설명했다.

코치는 간결하게 한 문장으로 말했다. “PR은 기업 활동의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고, 그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행위입니다” 그리고 또 질문했다. 기업 활동이 뭔지, 가치가 뭔지, 가치 창출은 뭔지 등등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코치와의 계속된 질문과 답변은 마치 잠자고 있던 나를 깨우는 듯 강렬했다. 고민이던 본전공과 내 경쟁력의 연결 고리를 찾은 순간이었다. 나에게 이렇게 다가왔다. 가치를 보호하고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모든 부분을 이해해야 한다. 이해의 가장 쉬운 방법은 반복해서 질문하기다. ‘이게 가치 보호와 어떻게 연결되지? 이걸 왜 해야 하지’와 같은 질문에 스스로 답하면서 기업의 여러 부분을 체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본전공은 사학(史學)이다. 질문은 사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보통 사학과(史學科)에 다닌다고 하면, ‘땅도 파냐?’라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그에 ‘일정 부분 맞다’고 답한다. 우리 학교 사학과는 실제로 땅을 파지 않지만, 땅을 파는 것 이상으로 판다. 자료를 파고 맥락을 파고 논리를 파기 때문이다. 이러한 태도를 기본으로 4년 동안 여러 편의 발제문을 작성한다.

사학 전공자들이 ‘자료든 맥락이든 논리든 뭔가를 파악할 때’ 왜(WHY)라는 질문은 첫 단계다. 하나의 문장을 읽거나 쓸 때마다 ‘WHY’를 스스로 물어본다. ‘WHY’에 대해 대답하면 대답은 새로운 질문이 된다. SK그룹과 함께한 코칭에서도 이걸 확인했다. 질문은 더 나은 생각의 문을 열어 준다. 가끔은 연관성이 없을 듯하던 참고문헌도 바로 그 ‘WHY’ 덕분에 한 자리 차지한다. ‘WHY’, 즉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다른 방향의 ‘WHY’로 답을 고민하게 된다. 내가 사학을 전공하면서 체화된 ‘질문을 통해 답을 완성해 가는 과정’은 내가 PR 전문가를 꿈꾸며 기업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자세와 같았다.

기업 가치를 창출하는 ‘나의 자질’을 고민했다. 어떤 역량을 가졌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내가 경험한 일 중 잘했던 분야인 콘텐츠 기획, 제작 역량이 떠올랐다. 나는 이걸 배우고, 또 체득해 왔었다. 내가 홍보광고학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한 것은 그래서 잘한 일이었다. 물론 본전공과는 거리가 멀다. 이 역량도 나에겐 소중하다. 그러나, 나는 다른 생각을 해야 했다. 나는 나만의 어필 포인트를 찾고 싶었다. 코칭을 통해 얻은 생각의 방식이다. 본전공을 중심으로 한 나의 학과 생활이 새롭게 다가왔다.

대학 생활 내내 나는 학과 학회실 입주민 같았다. ‘허다윤 어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학회실’이었을 정도다. 새로운 사람들과 같이 지내고 싶었고, 실제로 그들과의 대화는 나에게 기쁨이었다. 그래서 그 공간은 나에게 사유와 새로움을 안겨주었다.

그 공간의 힘이었을까? 학생회장도 맡게 되었다. 나와 함께 한 학생회 부원들은 나에게 큰 경험을 선사했다. 우선 모두가 적극적이었다. 회의를 하면 시종일관 잠시도 침묵이 있었던 적이 없었을 정도다. 번쩍이는 아이디어도 많았다. 풍성하고 즐거운 회의였다.

나는 여기서 ‘어떻게(HOW) 더 가치를 키울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서로 다른 아이디어에 스토리텔링을 추가해 하나의 큰 행사로 완성한 적도 있다. SK와의 코칭을 통해서 당시 나의 질문과 의식 확장 훈련은 강력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어떻게(HOW)’라는 질문은 생각을 연결하고 가치를 키워줬다. 나에게는 다른 생각을 하게 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의식을 확장해 주는 동력이었다. 이렇게 학생회장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나에 관한 질문의 공간을 학생회장 때의 회의실에서 길거리로 넓혔다.

우연히 창경궁에서 ‘다람쥐에게 도토리를 돌려주세요’라는 문장을 봤다. 사람들이 도토리를 주워 가지 말라는 의미였다. 나는 스스로에게 ‘이건 누구 관점인가’라는 다른 질문을 했다. 전지적 다람쥐 시점이라면, 전지적 도토리 시점이라면 문장이 더 새롭지 않았을까? 사람들이 ‘다람쥐에게 도토리를 돌려줘야 한다’라는 메시지에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한동안 시점과 주체를 바꿔 여러 문장을 만들어 봤다. 그래서 내가 찾은 답이다. 전지적 다람쥐 시점, ‘도토리가 먹고 싶어요’. 도토리 시점에서는 ‘다람쥐가 보고 싶어요’. 독자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들지 궁금하다.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을 찾는 반복 과정이 나에게 준 행복이다. 관점을 바꾸는 것이 전혀 새로운 길을 가져다줬다는 것을 SK와의 코칭을 통해 확인했다.

SK와의 코칭은 내가 더 큰 성장으로 갈 수 있는 큰 기회를 주었고, 내가 갖고 있는 생각, 지난 여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질문하고 답을 찾아왔던 과정은 나를 성장시켰다. ‘왜, 어떻게’, 그리고 ‘관점을 바꾸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하는 방식과 질문은 그래서 나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SK와의 코칭은 그걸 확인시켜줬다. 앞으로 틈이 날 때마다 SK 코칭 프로그램 당시 작성한 메모를 들춰보려 한다. SK와의 코칭을 통해 내가 발견한 새로운 목표가 있다. 질문과 답변의 반복을 ‘플러스에서 곱하기’로 바꾸고 싶다. 이것이 나의 최대 장점이자 역량이다. 나는 이렇게 성장한다.

기고자 허다윤(ss090068@naver.com)씨는 숙명여자대학교 역사문화학과 4학년 학생으로, SK그룹이 대학생들의 미래 경쟁력 향상을 위해 6년째 진행하고 있는 대학생 대상 코칭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지난 2024년 상하반기 참여했다. 허다윤 학생은 SK그룹의 코칭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 어떻게 성찰하고, 얼마나 성장했는 지를 칼럼으로 작성해 미디어펜에 기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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