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CDMO '수혜'…백신업계는 '긴장'

2025-01-21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트럼프 2.0 시대’가 개막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미칠 영향이 관심이다. 업계는 약가인하·공급망 강화 등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트럼프 2기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1기의 주요 제약·바이오 정책은 행정명령 ‘13948’과 ‘13944’이 있다. 행정명령 13948은 제약사가 미국의 공공의료제도인 메디케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저렴한 수준으로 의약품을 공급해야 한다는 명령이다. 행정명령 13944은 필수 의약품에 한해 미국산 제품을 먼저 구매하도록 의무화했다. 이 같은 행정명령은 미국 약가가 높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약가가 지나치게 높아 글로벌 대형 제약회사가 미국에서 부당하게 이윤을 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제약사들이 다른 국가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약가를 책정해 미국이 부당하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는 1기 시절 행정명령으로 약가를 인하하려고 했지만 미국 제약바이오협회가 법적 공방을 시작했고 제약사들도 강하게 반발했다. 두 행정명령은 바이든 정부에서 폐기됐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재추진될 가능성 높다는 분석이다.

약가 인하 정책은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의약품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바이오시밀러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인도, 유럽, 일본 등 다른 해외기업과 경쟁도 심화될 수도 있다. 가격 경쟁 역시 한층 격화될 가능성이 높아 바이오베터 기술과 특허 확보를 통해 차별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2기의 대중국 견제 강화 움직임은 한국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 정부와 중국 바이오 기업의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생물보안법이 대표적이다. 법안이 지난해 말 일시 보류됐지만 다시 탄력을 받아 통과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회의론자’로 불리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에 지명한 것도 국내외 백신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실제 케네디 주니어의 장관 지명 발표 이후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등 글로벌 백신 제조사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신약개발사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약가 인하로 글로벌 제약사가 수익에 타격을 받으면 신약 후보물질 기술도입 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오픈이노베이션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여전하다. 이효영 국립외교원 부교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정책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정부 개입과 규제를 줄이고 민간 중심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에 대한 견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과 기업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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