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주일간의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30일 인도 뉴델리공항 입국심사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기자의 뒤로 20대 후반쯤 돼보이는 청년 네댓 명이 한 줄로 늘어서 있었다. 20대의 건장한 남성들이 천금 같은 연휴를 즐길 여행지로 왜 인도를 택했을까 궁금증이 일어 말을 붙였다. 그들 중 한 명이 말했다. “(인도에서) 나를 찾는 여행을 하러 왔어요.”
누구나 마음에 둔 여행지, 마음에 둔 길이 있을 것이다. 인도는 이날 만난 청년들처럼 ‘나를 찾는 여행지’ ‘나를 되돌아보는 여행지’로 통한다. 그중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맥 아래 놓인 작은 도시 다람살라(Dharamsala)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적인 도시’라 할 수 있다. 올해 만 90세가 된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Dalai Lama, 티베트의 정치·종교 지도자)의 거처이면서 그를 중심으로 수천 명의 티베트 불교 승려가 수행하는 곳. 또 티베트(중국 시짱자치구)에서 망명한 수만 명의 티베트인이 살고 있으며, 이들의 영적 삶을 보고 함께 느끼고 싶은 여행객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곳이다. 한국 스님 30여 명도 다람살라에 기거한다.
달라이 라마의 거처 남걀사원을 도는 코라(순례) 길을 소개한다. 한 바퀴 도는 데 약 1.6㎞. 30분이면 도는 짧은 길이지만, 의미는 남다르다. 길에서 만난 한 노파는 “매일 세 번 돌면 업장(業障)을 씻을 수 있다”고 했다. 길이 풍기는 경건한 분위기 덕분인지 자연스럽게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