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트럼프 관세 '무풍지대'?…중국·유럽서 불똥튀나 [김기혁의 테슬라월드]

2025-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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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상호 관세 90일 유예에도 車 25% 관세는 유지

하루 단위로 바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습니다. 국가별 상호관세의 경우 중국을 제외하고 90일 간 유예하기로 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더구나 철강, 자동차 등에 대한 25% 품목별 관세는 유예되지 않은 채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무엇보다 자동차 산업이 미국 관세 정책의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에 테슬라가 미국과 유럽에서 어떤 영향을 받을지 짚어보겠습니다.

테슬라는 美판매분 현지 전량 생산…멕·캐 의존한 빅3 ‘직격탄’

우선 미국에선 테슬라가 경쟁 업체보다는 유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6일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트럼프 대통령의 25% 자동차 관세 정책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테슬라는 미국 내 캘리포니아(프리몬트)와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현지 판매 차량을 전량 생산해 완성차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며 수입 부품에 대한 관세로 인해 일정 부분 생산 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테슬라의 모델Y와 모델3는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이기도 합니다. 다만 자동차 부품에도 완성차와 같이 25%의 관세가 예고된 만큼 테슬라도 관세 여파에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비용 측면에서 영향이 사소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카즈닷컴의 연구원 패트릭 마스터슨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Y에 들어가는 부품 중 70%가 미국에서 조달되고 나머지 30%는 해외에서 수입합니다.

반면 북미 3대 완성차 업체로 꼽히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가 입을 타격은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업체는 미국과 이웃한 캐나다나 멕시코에서 다량의 자동차를 제조해 미국에 판매해왔는데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준수하지 못하는 자동차 모델의 경우 25%의 관세가 붙게 됩니다. 특히 저렴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멕시코의 자동차 생산량이 높습니다. 멕시코에선 연 380만대의 자동차가 생산되는데 수출용 출하량 중 약 80%가 미국으로 향한다는 게 멕시코자동차협회(AMIA) 측 집계입니다.

특히 GM이 받을 충격이 거셀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도 나왔습니다. UBS증권은 관세 영향으로 판매 약화 및 비용 상승이 예상된다며 GM의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하고 목표 주가를 64달러에서 51달러로 낮췄습니다. UBS 분석에 따르면 올해 GM 판매량은 전년 대비 9% 감소하고 내년에는 4% 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연간 비용 증가분이 50억달러(약 7조2475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조셉 스팍 애널리스트는 “관세로 인해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생산된 차량당 비용을 4만3000달러 인상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한국에서 생산된 GM 차량이 미국에서 판매되는 경우 차량당 2만5000달러의 관세 적용 효과, 중국 생산 GM 차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경우 6만2500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EU, 美 대항하려 중국산 전기차 고율 관세 폐지하나

유럽에선 관세의 여파로 테슬라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대항하기 위해 유럽연합(EU)과 중국이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은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 중인 고율관세 폐기 협상을 재개하기로 중국 측과 합의했습니다. EU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당국의 불공정한 보조금을 받은 값싼 중국산 전기차가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며 업체별로 7.8∼35.3%포인트의 추가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은 기존 10%에서 17.8%∼45.3%로 인상됐습니다. 다만 관세폐기 협상 합의 시점이 지난달 말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와 이후 이어진 90일 유예 결정이 나오기 이전이라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EU와 중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관세를 폐기하기로 합의할 경우 유럽에서 중국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높아져 테슬라와 같은 경쟁 업체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일론 머스크 의 독일 극우정당 지지 행보가 역풍을 맞아 유럽에서 테슬라 실적은 고꾸라졌습니다. 머스크는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축하행사에선 나치 경례를 연상시키는 손동작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죠. 테슬라의 3월 판매량은 프랑스에서 3157대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고 스웨덴에선 64% 줄어든 911대에 그쳤습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에서도 각각 65.6%, 61%의 감소율을 나타냈습니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의 전기차 맞수로 떠오른 중국 비야디(BYD)는 헝가리와 튀르키예에 이어 유럽에 3공장 건설을 추진 중입니다.

미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기 시작한 중국에서 미국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중국 소비자들을 비야디, 니오, 샤오펑 등 중국 전기차를 더 사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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