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일본 쌀값 폭등…현지 “투기세력 있다” 의심

2025-02-20

지난해 쌀 부족 현상을 기점으로 지속된 쌀값 폭등에 일본 농림수산성이 정부 비축미를 방출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일본 정부는 쌀값이 고공행진하는 원인으로 ‘투기 세력 개입’을 의심했다. 이에 비축미를 풀어 더이상 시장 교란행위가 발생하지 않게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농림수산성은 최근 쌀 유통 부족에 대처하고자 정부 비축미 21만t을 방출한다고 밝혔다.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장관)은 18일 기자회견에서 “비축미 방출로 (쌀) 유통이 정상화돼 가격도 안정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농협(JA) 등 주요 집하업체를 통해 비축미를 시중에 유통한다는 방침이다. ‘일본농업신문’에 따르면 유통 부족을 이유로 비축미를 방출한 것은 현행 비축 제도가 시작된 2011년 이래 처음이다.

21만t은 지난해말 일본 주요 집하업체의 전년말 대비 쌀 매입 부족량과 같은 수준이다. 농림수산성 집계를 보면 지난해 일본의 주식용 쌀 수확량은 679만2000t으로 전년보다 2.8%(18만2000t) 증가했다. 하지만 주요 집하업체의 매입량은 전년보다 되레 21만t 줄었다.

일본 정부는 투기 세력이 쌀을 독점하는 것으로 의심한다. ‘일본농업협동조합신문’은 농림수산성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재고를 안고 있는 업체가 있다고 인식한다”고 보도했다. 서세욱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일본 정부는) 기존 주요 유통업체가 아닌 새로운 업자들이 농촌을 돌아다니며 쌀을 매수한다고 보는 것 같다”며 “쌀값이 계속 오르니 이런 업자들이 활개 치지 않도록 비축미를 풀어 가격을 낮추겠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비축미 방출이 공식화한 이후 활발해진 쌀 거래도 투기꾼의 관여를 방증한다. 농림수산성은 4일 비축미를 조기에 방출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일본농업신문’에 따르면 5일 도지마 쌀 거래소의 성약(계약)은 4일보다 2배 가까이 오른 197건(591t)을 기록했다. 12일에는 452건(1356t)까지 급증했다. ‘일본농업신문’은 “정부 비축미 방출이 쌀값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 투기 목적의 업자가 거래 가격이 높을 때 서둘러 팔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상황을 두고 일본 내부에선 시장을 맹신하던 정부의 정책 실패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농업에서 중요한 것은 적정한 가격과 안정된 공급인데, 정부가 이를 간과한 채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려고 한 결과 혼란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김소진 기자 sjkim@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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