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땐 이 병원] 〈142〉다양한 원인 찾아 맞춤형 치료 실시하는 곳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환자의 궁금증
얼마 전부터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주차할 때 자주 접촉사고를 내고, 옆에서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도 사람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단순 노안 때문이라면 다행이겠지만, 다른 심각한 문제가 있진 않을까 염려됩니다.
의사의 한 마디: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이기택 교수

양측 시야가 좁아지는 느낌이 들거나 시력이 급격히 저하됐다면 안과 검진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초기 뇌종양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한 시야 장애는 안경 교체만으로 해결되지 않으므로 뇌검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뇌종양은 뇌에서 비정상적인 세포 증식으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뇌하수체 종양(뇌하수체 선종)이 뇌에서 발생하는 양성 종양 중 두 번째로 흔한 유형입니다. 뇌 하부에 위치한 뇌하수체는 몸의 호르몬 조절을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크기는 직경 1cm 정도에 불과하지만,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뇌하수체 바로 위에는 양쪽 시신경이 교차하는 ‘시신경교차’ 부위가 있습니다. 종양이 성장하면 시신경을 압박해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이러한 증상은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쉽게 알아채지 못합니다. 안과 진료로 해결된다면 단순한 시력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과 검진에서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시야 장애가 지속되거나 두통, 기억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보다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뇌하수체 종양은 기능성 종양과 비기능성 종양으로 나뉩니다. 경우에 따라 약물치료가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꼽힙니다. 최근에는 개두술 없이 콧속을 통해 내시경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내시경 경접형동 수술’이 발달했습니다. 치료 기간을 단축하고, 흉터를 남기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악성 뇌종양도 최근에는 특정 유전자 변이에 맞춘 표적 치료제가 개발돼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줄었습니다. 또한 재활 치료와 완화 치료를 통해 뇌 기능 회복을 돕고, 통증을 완화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뇌종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면역력 저하, 바이러스 감염,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가족력이나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뇌종양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고용량 방사선이나 특정 화학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도 그렇고요. 뇌종양은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초기 증상이 다른 질환과 혼동될 수 있기 때문에 원인 모를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리=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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