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을 사랑하는 예술가 김한창 씨가 그린 몽골의 유목 문화를 담아낸 60여 점의 수채화가 공개된다. 현대 문명 속에서도 변치 않는 몽골의 전통을 예술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김한창 작가가 23일부터 4월 15일까지 기린미술관(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4길 46)이 기획한 특별 초대전에 나선다. 전시 오프닝은 28일 오후 3시다.

이번 전시는 20여 년간 몽골을 탐방하며 직접 체험한 유목민의 삶과 전통을 담은 수채화로 구성됐다. 말 몰이, 게르 생활, 독수리 사냥, 어워 제사 등 몽골인의 일상을 생생하게 포착한 작품들이 전시되며, 계절에 따른 유목 생활과 전통 축제 ‘나담’까지 다양한 주제를 통해 몽골의 깊은 정서를 표현한다.
김 작가는 201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국제 문학 몽골 레지던스 소설 작가로 선정되어, 울란바토르대학교 연구 교수로 활동했다. 그 과정에서 유목민들의 생활상을 직접 기록하며 얻은 경험이 이번 작품들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김 작가는 “몽골 유목 문화가 현대문명 속에서도 유지되는 이유는 그들의 전통적 목축 경제 덕분”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유목민들의 삶과 자연에 대한 존경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몽골 유목민들의 자연 숭배 사상과 이를 바탕으로 한 샤머니즘 문화도 조명된다. 몽골의 거친 환경 속에서 형성된 어워(ovoo) 신앙과 바위 그림(암각화)이 현대 문명과 어떻게 공존하고 있는지를 탐색할 수 있다. 몽골 서부와 중부 지역에 집중된 선사 시대 암각화들은 유목민들의 삶과 신앙을 담은 원시적 예술로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카자흐족의 독수리 사냥과 차탕족의 겨울 이동을 담은 작품들도 전시되어 몽골 내 다양한 소수 민족의 문화를 폭넓게 조명한다.
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몽골의 국가적 축제인 ‘나담’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다. 나담 축제는 씨름, 활쏘기, 말 달리기로 구성된 몽골 전통 스포츠 행사로, 그 기원은 고대 부족 국가 시대의 군사 모임인 쿠릴타이(Khuriltai)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나담은 단순한 스포츠 축제가 아니라, 몽골인의 전통과 공동체 정신을 이어가는 중요한 문화적 장면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를 섬세하게 재현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몽골 유목민들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삶을 유지하고 있다. 김 작가는 유목 생활의 필수 요소인 이동 과정과, 가축을 이끄는 모습 등을 작품에 담아냈다. 이러한 작품들은 유목민의 정체성과 삶의 철학을 예술적으로 풀어내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작가의 섬세한 붓 터치를 통해 몽골 유목민의 영혼까지도 느껴볼 수 있는 것이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는 몽골 유목민들이 오랜 시간 이어온 삶을 예술적으로 기록한 결과물로, 2000년 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유목민의 이동 모습, 어워 신앙, 나담 축제 등을 통해 몽골의 정체성을 느껴 보시길 바란다”며 “전시를 준비하며 많은 도움을 주신 몽골 유목민과 문학 연맹 친구들, 그리고 기린미술관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몽골미술연맹 정기전(몽골 수흐바타르 미술관, 2020), 서는 땅, 피는 꽃(전북도립미술관, 2018), 전북미술모더니티 역사전(전북도립미술관, 2016), 몽골 스케치전(교동미술관, 2012) 등 다수의 기획전과 개인·단체전에서 작가로서의 역량을 꾸준히 넓혀왔다.현재 몽골 울란바타르대학 종신객원교수, 한국교수작가회 편집이사, 몽골문학연맹회원, 한국문협, 한국소설가협회, 몽골문학연맹회원, 저널소설가잡지사대표, 한국동인지문학아카데미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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