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왕자’ 차준환(24)은 아시안게임 최초의 한국 남자 싱글 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을까.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는 차준환과 김현겸(19), 김채연(19), 김서영(19) 등 4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8년만에 열리는 대회이니만큼 이들에게는 이번이 첫 아시안게임이다.
한국 피겨의 최대 기대주는 차준환이다. 그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한국 남자 대표팀 중 최연소인 17세의 나이로 출전했다. 당시 차준환은 최종 15위에 올랐다. 이는 당시 한국 남자 피겨 역사상 최고 성적이었다. 이후 꾸준한 성장세로 국제대회에서 존재감을 발산한 차준환은 2022 베이징 올림픽을 최종 5위로 마무리하며 자신이 세운 최고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청소년 올림픽 피겨 챔피언인 김현겸은 자신의 롤모델인 차준환과 함께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에 도전한다. 김현겸은 지난해 열린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 유일한 한국 선수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한국 남자 피겨 최초의 청소년 올림픽 금메달이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남자 피겨 싱글 종목에서 메달을 한 번도 따지 못했다. 역대 아시안게임 피겨 종목에서는 여자부에서만 메달 두 개가 나왔다. 곽민정이 2011년 동메달을, 최다빈이 2017년 금메달을 땄다.
차준환과 김현겸은 ‘피겨 강국’ 일본의 벽을 넘어야 한다. 이번 대회에는 2025년 1월 기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남자 피겨 세계 랭킹 3위이자 아시아 1위인 카기야마 유마(22)가 출전한다. 유마는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4번의 쿼드러플 점프에 성공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마는 2024 사대륙선수권대회와 2025 토리노 동계 세계대학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남자 피겨 최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두 대회에 모두 출전했던 차준환은 동메달을 땄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차준환이 최대 라이벌 유마를 이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자부에서는 2006년생 동갑내기 김채연과 김서연이 출전한다. 이들은 2017년 삿포로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최다빈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김채연은 2024 사대륙선수권 은메달, 2024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기록하며 한국 여자 피겨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이들 역시 세계선수권 3관왕을 차지한 사카모토 카오리 등의 정예 멤버로 구성된 일본 대표팀의 벽을 넘어야 한다.
이번 아시안게임 피겨 종목에는 북한 선수들도 출전한다. 페어 부문의 렴대옥(25)-한금철(25), 남자 싱글 부문 로영명(24)이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북한은 직전 대회인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 피겨 2명, 쇼트트랙 5명의 선수를 파견했으나 이번 대회엔 피겨 선수들만 등록했다.
렴대옥은 지난 삿포로 대회에서 김주식과 함께 피겨 페어로 출전해 동메달을 땄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같은 파트너와 함께 출전해 종합 13위에 올랐다. 렴대옥과 한금철 페어는 이번 대회에서 북한의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힌다.
남녀 피겨 싱글은 각각 11일과 12일에 쇼트 프로그램을 치른다. 이후 13일 프리스케이팅을 통해 금메달의 주인공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