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신세계푸드가 자사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더 메나쥬리(The Menagerie)’를 정리한다. 2월 28일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 ‘보앤미(BO&MIE)’를 오픈하는데, 이에 앞서 2월 2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더 메나쥬리 매장을 철수하면서다. 그동안 신세계푸드가 다양한 식품 사업을 시도했다가 철수한 이력이 있는 만큼, 새로운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가 시장서 통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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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의 장수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더 메나쥬리가 2월 27일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신세계푸드가 2005년 론칭한 더 메나쥬리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강남점, 영등포점, 센텀시티점 등에 입점했으나 점차 줄어들면서 현재는 강남점에만 매장이 남아있다.
더 메나쥬리는 ‘미인빵’ ‘피자바게트’ ‘동물 케이크’ 등의 베스트셀러로 알려진 브랜드다. 2020년에는 신세계백화점과 손잡고 업계 최초로 베이커리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매장을 찾은 손님들이 빵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설 만큼 인기 제품이 호응을 얻었지만, 신세계푸드의 브랜드 재편 과정에서 없어지게 됐다.
마지막 더 메나쥬리 매장이 문을 닫으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닮은 캐릭터 ‘제이릴라’를 내세웠던 베이커리 브랜드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UNIVERSE BY JRILLA)’ 매장도 사라지게 됐다.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의 오프라인 점포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더 메나쥬리 내에서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던 것이 유일했으나 이곳도 2월 27일자로 영업을 종료한다.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는 2021년 11월 신세계푸드가 론칭한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로, 정용진 회장을 닮은 캐릭터 제이릴라의 세계관과 우주 콘셉트를 적용했다. 우주 콘셉트에 맞게 ‘오로라 베이글’ ‘마블 쇼콜라’ 등 독특한 제품과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화제성은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신세계푸드는 2024년 12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SSG 푸드마켓 1층에서 운영하던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 매장을 3년 만에 철수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베이커리 브랜드는 이마트에 입점한 ‘블랑제리’ ‘E-베이커리’와 곧 오픈하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보앤미로 운영한다”라며 “보앤미 매장은 신세계 강남점 식품점 리뉴얼에 맞춰 오픈하는 것으로 더 메나쥬리 자리에 여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신세계푸드는 그동안 더 메나쥬리,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 밀크앤허니, 트레이더스 베이커리 등 여러 베이커리 브랜드를 운영했으나 대부분 축소 및 정리한 상태다. 더 메나쥬리까지 정리하면 백화점에 입점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는 보앤미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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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강승협 전 신세계프라퍼티 전무를 새 수장으로 맞은 신세계푸드는 2025년 중점 사업으로 베이커리를 낙점했다. 그룹 내 재무통으로 꼽히는 강 대표가 취임한 후 체질 개선이 예상됐는데, 수익성 강화에 중점을 두고 사업 재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푸드는 수익성 회복을 위한 경영 효율화에 집중해왔다. 매출은 2021년 1조 3292억 원에서 2022년 1조 4113억 원, 2023년 1조 4889억 원으로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0억 원, 206억 원, 264억 원으로 감소하면서다.
효율화 덕인지 2024년 3분기 매출은 3854억 원으로 전년 동기(3930억 원) 대비 1.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85억 원으로 전년 동기(78억 원) 대비 8.8%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2024년 영업이익이 300억 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점쳤다.
신세계푸드의 전체 매출에서 베이커리, 구내식당 등 식품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다. 식품 서비스 비중은 2022년 40.8%, 2023년 39.8%에서 2024년 3분기 37.8%로 줄었다. 대신 스타벅스. 이마트, 조선호텔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 대상의 식자재 유통과 가정간편식(HMR) 사업을 맡은 유통 서비스 부문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현재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신세계푸드가 베이커리뿐만 아니라 노브랜드 피자, 자니로켓, 스무디킹(10월 예정)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다가 철수한 만큼 새롭게 전개하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보앤미의 전망에도 눈길이 쏠린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에 국가 이미지를 반영하는 원산지 효과라는 말이 있다. 최근 소비자 사이에서 스몰 럭셔리 문화가 확산하는 만큼 프랑스 이미지가 통할 것으로 보인다”며 “고급화 전략이 성공하면 신세계푸드의 향후 베이커리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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