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떨어진 미국 소비자, ‘선구매 후불’ 서비스 이용자 급증

2025-04-27

사실상의 ‘외상’ 거래인 ‘선구매 후불’ 서비스를 이용한 미국인들이 두명 중 한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미국 NBC에 따르면 온라인 대출 중개업체 렌딩트리가 지난 2일부터 이틀간 18세~79세 미국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선구매 후불(BNPL)’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49%에 달했다. BNPL은 일종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로 보통 전체 금액의 25%를 먼저 지불한 후 4회에 걸쳐 대금을 납부한다. 미국 내에서 신용카드의 인기 있는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BNPL 구매는 고가의 사치품 구매에 그치지 않았다. 식료품을 구매하기 위해 BNPL을 이용한 응답자 수도 증가한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BNPL 이용자 중 식료품을 구매했다는 응답 수는 지난해 14%였지만 올해는 25%에 달해 11%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렌딩트리는 또한 BNPL 이용 중 납부 기한을 지키지 못한 사람들의 수도 응답자의 41%에 달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해 34%에서 7% 증가한 수치이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13일 미국 음악 잡지 빌보드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미국 최대 규모 음악 축제인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 참석한 8만명 이상의 사람 중 약 60%가 표를 구매하기 위해 BNPL을 활용했다고 보도한 이후에 나왔다.

렌딩트리의 수석 소비자 금융 분석가인 맷 슐츠는 “관세는 여전히 높고 인플레이션도 문제”라며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 많은 사람들이 좋든 나쁘든 BNPL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될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과의 대화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정작 중국은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하고 있다. 관세 전쟁의 여파가 길어지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어려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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