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감금·살인 사건이 잇따르면서 현지 경찰에 코리안 데스크를 둬 신속한 수사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월 현지에서 고문으로 사망한 대학생 박모(22)씨의 경우 2개월이 넘도록 부검이 이뤄지지 못했지만 현지 검찰은 살해 용의자 3명을 기소했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는 외교부 소속인 경찰 주재관(영사) 1명과 경찰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의 한국 경찰이 근무 중이다. 과거에는 주재관 1명이 한국인 사건을 전담했지만 범죄단지를 중심으로 국제적인 범죄가 잇따르자 경찰청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24일 임시 파견 형태로 2명의 경찰 협력관을 잇따라 파견했다.
하지만 한국인 범죄가 많은 필리핀과 베트남과는 달리 캄보디아에는 코리안 데스크가 없어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리안 데스크는 현지 경찰 내에서 한국인 사건과 범죄자 송환 등을 담당한다. 현재 캄보디아에는 코리안 데스크가 없어 대사관을 통해 현지 경찰에 협조를 구하거나 인터폴 채널을 통해 협력하는 방식으로 공조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인터폴 채널은 주로 한국인 피의자 관련 정보가 공유된다. 피해자가 한국인인 경우에는 대부분 대사관을 통해야 하는데 현지 경찰에 있는 코리안 데스크보다 속도가 지체될 수밖에 없다.
이번 박씨 사건도 한국 112 신고를 통해 캄보디아 실종 사실이 접수됐고 대사관을 통해 수사요청을 하는 과정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박씨의 시신은 지난 8월 발견 이후 2개월이 넘도록 부검 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부터 법무부와 형사사법공조를 통해 국내 경찰인력을 통한 박씨 부검을 캄보디아 당국과 협의하고 있지만 절차가 복잡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법무부, 외교부를 비롯해 현지 외교부와 경찰, 법원까지 결정을 마쳐야 공조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인 조차 정확히 가려지지 않았지만 캄보디아 검찰은 박씨 살인 혐의를 받는 중국인 용의자 3명을 구속 기소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형사사법공조가 거의 마무리 단계로 이달 내로 부검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코리안 데스크를 두기 위해서는 외교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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