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윤동희(22)에게 2024시즌은 한단계 더 성장했던 시즌이었다.
야탑고를 졸업한 뒤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2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윤동희는 2022년에는 1군에서 4경기를 뛰는데 그쳤지만 2023년 본격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1군 107경기에서 타율 0.287 2홈런 41타점을 기록했고 그 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막차를 타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단숨에 팀의 주전 자원으로 떠오른 윤동희는 2024시즌에는 더 나은 기록을 냈다. 1군에 정식으로 발을 들인 2024시즌 이후 사실상 ‘2년차’를 맞이했던 윤동희는 징크스도 깼다. 141경기 타율 0.293 14홈런 85타점 등 모든 수치를 높여뒀다. 시즌을 마치고 열린 프리미어12에도 발탁됐다. 대표팀 4번 타자로 이름을 올리며 경험을 쌓았다.
1군에서 자리를 잡자마자 매 시즌 발전하는 윤동희는 2025시즌을 앞두고도 롯데에서 가장 기대감을 모으는 선수 중 하나다.
윤동희는 유독 바쁜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프리미어12가 끝나고 훈련소에 입소해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다. 짧게 깎은 머리가 채 자라나기도 전에 하루에 6시간은 봉사활동에 할애하고 있다. 병역 특례를 받은 대신 봉사 활동 시간을 채워야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한 운동도 하고 있다.
윤동희는 “지난해보다는 시간이 많이 없어서 오전에는 운동하고 오후에는 봉사활동 하는 식으로 반복되는 일상을 지내고 있다”며 “머리카락은 많이 자라났다”며 웃었다.
치열했던 시즌을 다 지나고 나서 돌이켜보면 나름대로 만족한 성적을 냈다. 그는 “전체적인 부분으로 봤을 때에는 우리 팀이 가을야구에 가지 못했기 때문에 가장 아쉽다”며 “개인적으로는 목표한 부분들을 다 다 이뤄서 스스로는 좀 만족한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팀 성적은 윤동희 한 명 만으로 바꿀 수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스스로 생각한 그림대로 발전을 해왔다는 점에서 큰 점을 줄 수 있다. 노력한 결과는 장타 수치에서 나온다. 홈런은 단숨에 두자릿수를 찍었고 2023년 0.333이었던 장타율은 0.376으로 끌어올렸다.
타격폼에 변화를 준 결과다. 윤동희는 “2023년에는 좀 더 살아남으려고 타격폼을 만들고 연구했다면, 2024년에는 좀 더 내 스윙폼을 찾아가면서 강한 타구를 날리는게 목표였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장타도 늘고 타율도 올라갔고 강한 타구가 많이 생간되어서 그런 부분들에서는 만족한다”고 했다.
시즌 후반부에는 윤동희의 스윙폼이 커진 것을 보고 ‘너무 큰 타구만 노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윤동희도 이런 우려를 잘 알았다. 그는 “2023년의 모습과 후반기 들어서의 내 모습을 다르게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라며 “2023년에는 경기에 더 많이 뛰기 위헤서는 컨택에 치중하는 데에만 집중했다. 나는 나를 위해서 내 걸 찾아가는게 맞다고 생각했고 지난해에는 그 과정에서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돌이켜봤다.
새 시즌에는 과정에 그치지 않고 모든걸 내 것으로 만드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그는 “타격폼에 집중해서 올해 더 나아질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렇다면 ‘20홈런’을 치는 윤동희를 기대해볼 수 있을까. 때마침 롯데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은 타자들이 장타력을 높이기 위해 펜스를 원상복귀했다.
윤동희는 “칠 수 있으면 쳐야죠”라며 “담장이 낮아졌다고 해서 의식해서 넘기려고 하면 오히려 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강한 타구를 만들려고 집중하다보니 14홈런까지 쳤다. 좀 더 세심하게 수정하고 준비하면 자연히 홈런 개수도 증가하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그렇다고 장타만 노리는 것은 아니다. 윤동희는 “상황에 맞게 큰 스윙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강한 타구를 만드는 것을 유지하되 컨택을 신경쓴다는게 나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어12에서 선배와 동료들에게 배운 노하우도 적극적으로 적용해볼 생각이다.
함께 외야를 지켰던 ‘출루왕’ LG 홍창기에게는 출루의 ‘비결’을 전해들었다. 소위 말하는 ‘영업 비밀’이라 세세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윤동희는 선배의 조언을 새겨들었다. 윤동희는 “단순히 공만 보고 판별하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 홍창기 선배가 자신만의 방법이 있고 기준이 있다고 했다. 선배님이 알려주신 방법을 응용해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고 했다.
동갑내기이자 2024시즌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든 KIA 김도영에게도 조언을 구했다. 윤동희는 “어떻게 좋아졌냐고 물어봤더니 ‘나는 하던대로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연습할 때 어떻게 치는지 물어봤다”라며 “도영이도 잘하지만 타 팀에서 뛰는 동기들 중에서 잘하는 친구들이 많더라. 그런 친구들이 많은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친구들과 조언을 서로 구할 때 많은 정보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지만 단 하나,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가을야구 경험을 이야기할 때에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었다.
윤동희는 “해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더 재미있고 긴장도 더 된다고 하더라. 그런데 나는 경험을 안 해봤고 항상 듣는 입장이다보니까 들으면 들을 수록 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더라”고 돌이켜봤다.
그러면서 “우리 팀이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게끔 맞춰서 치르다보면 개인 성적도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그랬듯이 올해도 우리 팀이 가을야구에 가는게 최우선 목표”라고 마음을 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