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日 총리 예약 다카이치에 "한중과 갈등 우려"

2025-10-05

미국 언론들이 일본 차기 총리로 사실상 확정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자민당 새 총재를 “열렬한 민족주의자”로 평가하면서 한국·중국과의 갈등 가능성을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다카이치 신임 총재가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같은 멘토를 뒀다”며 “그녀의 승리는 세계 주요 경제권에서의 보수 세력의 승리 흐름에 또 하나를 더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아시아 이웃국들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WSJ은 다카이치가 일본의 전몰자를 추모하는 야스쿠니 신사를 자주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현직 일본 지도자들의 이런 참배는 중국과 한국 모두에 도발적 행위로 간주된다”며 “한국과 중국에서는 제국주의적 팽창 기간 일본이 저질렀던 잔혹 행위에 대한 기억이 깊게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개최한 제29대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는 당원과 당우, 의원표를 합해 1차 선거에서 1위(183표)를 하며 일본 첫 40대 총리에 도전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44) 농림수산상을 19표로 따돌렸다. 이어 의원표(294표)와 도도부현표(47표)로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다카이치는 총 185표를 얻으며 고이즈미(156표)와의 격차를 1차 투표보다 많은 29표로 벌리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다카이치는 자민당 내에서도 보수 성향이 강해 한국에선 ‘극우 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 신사는 전몰자 위령을 위한 중심적인 시설”이라며 “어떻게 위령을 할지, 어떻게 평화를 기원할지는 적시에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도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한 질문에 “적절히 판단하겠다”고 한발 물러났지만, 야스쿠니에 대한 의미는 강조한 바 있다. 대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소중한 존재로 감사의 마음은 변치 않는다”며 야스쿠니 신사를 평화를 기원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참배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은 셈이었다. 그는 올해 일본의 패전일(종전일)인 8월 15일에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WSJ은 또 다카이치에 대해 “중국에 강경하고, 대만의 자치를 지지한다”고 전했다. 외교 노선에서 강경 우파 성향의 ‘일본 우선주의’를 내세워 한국·중국과 역사·영토 등의 문제로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NBC 방송 역시 이날 다카이치에 대해 “자신의 영웅이 영국의 전 지도자 마거릿 대처라고 말하는 강경 보수주의자이며, 일본 최장수 총리였던 아베 전 총리의 동지였다”며 “그녀의 집권은 아베 시절로의 회귀로 여겨지고, 민족주의적 역사관은 중국·한국 등 이웃 국가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라이프 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국제학 교수는 NBC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다카이치가 주장하는 평화헌법 개정, 해양 안보 강화, 대만 지원 강화 등에 대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WSJ와 NBC는 집권 후 다카이치의 최우선 과제는 미·일 무역협상의 이행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카이치는 정치적 성향 측면에선 미·일 동맹의 강화를 추구하지만, 최근 체결된 협상이 일본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재협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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