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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농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3월이 코앞이다. 농사일이 바빠질수록 농민들의 척추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진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은 “농사를 지으면 무거운 물건을 옮기거나 허리를 굽혀 장시간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일이 많다”면서 “이는 척추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자세로 추간판탈출증·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자세를 피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 척추 부담을 최소화하는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장년층 주로 앓는 척추질환은=흔히 허리디스크로 불리는 추간판탈출증, 이와 비슷한 듯 다른 척추관협착증이 대표적인 척추질환이다. 추간판탈출증은 척추뼈와 뼈 사이에 위치한 추간판(디스크)이 손상돼 내부 수핵이 탈출하면서 주변 신경을 압박해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뒤쪽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척추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신경이 압박받아 허리 통증과 더불어 다양한 이상 증세를 일으킨다.
두 질환 모두 초기에는 약물치료·물리치료·운동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를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병이 진행돼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신경성형술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해야 한다. 신경성형술이란 꼬리뼈를 통해 특수 카테터(도관)를 병변 위치까지 삽입해 염증 유발 물질을 제거하고, 신경을 풀어주는 약물을 주입해 척추신경과 신경 주변에 유착된 조직을 떼어냄으로써 통증을 경감시키는 치료다.
서진석 제일정형외과병원 척추센터 원장은 “척추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 허리에 부담을 주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는 시술 또는 수술 치료를 진행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라면서 “척추질환은 생활습관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척추에 부담을 가하는 자세를 반복하면 재발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리 건강 지키며 생활하는 방법은=업무 특성상 부득이하게 허리에 부담이 큰 자세를 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농사일을 하다보면 장시간 허리를 굽혀 작업할 수밖에 없다. 이런 자세는 척추에 과도한 압력을 가해 추간판이나 허리 근육에 큰 부담을 준다.
대안으로 작업용 의자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허리를 굽힌 자세로 오랫동안 일하게 되면 근육의 피로도가 높아진다. 이때 작업용 의자를 이용하면 의자가 제공하는 지지력으로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고 피로를 분산하며, 근육에 가해지는 부담 역시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농업용 작업 방석, 360도 회전이 가능한 바퀴 의자, 바퀴가 달린 수확용 의자 등 다양한 의자가 개발돼 있으므로 각자의 상황에 맞게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우리 몸을 지탱해주는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필수적이다. 척추질환을 앓는 이들은 통증 때문에 움직임이 제한되고, 그 탓에 활동량도 줄어든다. 이는 근육량 감소로 이어진다. 근육량이 줄다보니 척추를 지탱하지 못해 허리는 더욱 굽고, 힘을 받지 못해 불안정하게 걷게 된다.
이를 방지하려면 ‘벽에 기대 앉았다 일어나기’와 같은 운동이 필요하다.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으로, 척추를 바르게 잡아줘 요통과 척추 변형을 예방하며 균형감각 개선에 도움을 준다. 운동법은 아주 간단하다.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엉덩이와 날개뼈를 벽에 붙인 후 발바닥에 힘을 주고 무릎을 천천히 구부리며 내려갔다 올라오면 된다. 10회씩 3세트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근육의 원료가 되는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육류·어류·검은콩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 소화 흡수력이 약하다면 단백질 분해 효소가 있는 배와 파인애플 등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허리 통증이 이미 시작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서 원장은 “병원을 늦게 찾을수록 증상이 악화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통증을 견디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함규원 기자 on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