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필립공의 1947년 왕실 결혼식에서 사용된 웨딩 케이크 조각이 경매에 출품된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더선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조각이 경매에서 낙찰될 가격은 약 150~200 파운드(약 28만~38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언론은 더 높은 가격대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947년 11월 20일에 거행된 결혼식 이후 이 케이크는 총 2000조각으로 나누어 여러 개인 및 기관에 선물됐다. 이번에 경매에 올라온 조각은 왕실 직원으로 50년 넘게 근무한 시릴 딕먼에게 전달된 것으로 전해지며, 현재는 딕먼의 유족 등이 보관해오던 상자 형태로 제출된 상태다.

경매를 주관하는 찰스 핸슨은 “단순한 오래된 케이크 조각 하나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왕실의 역사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며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보존 상태가 괜찮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먹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며 웃으며 덧붙였다.
당시 버킹엄 궁전에서 열린 왕실 결혼식의 메인 케이크는 4단 구조, 높이 약 2.7m, 무게 226kg에 달했다. 이 케이크는 “1만 마일 케이크”라는 별칭도 얻었는데 원재료의 상당 부분이 호주 걸스가이드 등 연방 국가에서 공여된 것이 특징이었다.
한편 과거 다른 왕실 웨딩 케이크 조각 경매 기록들도 참고된다.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의 1981년 결혼식 케이크 조각은 경매에서 약 3483달러(미국 기준)에 낙찰된 바 있고,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2011년 결혼식 케이크 조각도 고가에 팔렸다는 보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