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미국이 전략비축유(Strategic Petroleum Reserve, SPR)와 같이 비트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비축하고, 비트코인이 꾸준히 성장해 지구촌 범용 자산으로 널리 받아들여진다면 미국은 오는 2050년까지 국가부채의 무려 35%를 갚을 수 있게 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달러 기축성을 악용해 제재를 남용해온 관행에 신물이 난 지구촌 다수 국가들 역시 과도한 미국 달러 의존에서 벗어나려 다른 나라와의 무역에서 비트코인을 결제통화로 사용, 비트코인은 지구촌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다.
1955년 설립돼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상장지수펀드 상품 발행을 주업으로 하는 둔 미국 투자운용회사 반액(VanEck)은 지난 12월20일 낸 보고서에서 “트럼프 2기 내각이 비트코인 준비금을 성사시키면 미국의 국가부채를 대거 갚을 수 있으며, 비트코인이 지구촌 금융체제를 합리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VanEck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025년 20만 달러에 이르고, 매년 증가해 2049년에는 1코인당 423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 그러면 비트코인의 총시장 가치가 42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구촌 전체 자산 중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행 0.22%에서 18%로 비중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비트코인이 2049년까지 42조 달러의 가치(시가총액)를 가지면 같은 금액만큼 미국의 국가부채를 상쇄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한다. 이 금액은 국가부채의 35%에 해당, 미국이 2050년까지 이 만큼의 나라 빚을 갚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또 미국이 5년에 걸쳐 100만 개의 비트코인을 구매해야 한다는 루미스 상원의원의 법안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연평균 25%씩 성장하는 비트코인이 국가금융시스템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 반액 애널리스트 나단 프랑코비츠는 “희소성, 탈중앙화, 성장성 등 비트코인의 3가지 특성은 화폐로 발전할 소지가 충분하며, 미국 경제의 장기적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을 미국 금융시스템에 통합하기 위한 구체적인 단계를 제시했다. 우선 미국이 압수해 보관 중인 비트코인 19만8100개를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면 세금 문제 없이 비축 비트코인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미국의 금 준비금을 시장가격으로 재평가하고, 환율 안정화 기금을 사용해 비트코인을 구매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전면적인 법률 통과를 기다리지 않고도 전략적인 비트코인 준비금을 더 빨리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미국 달러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지구촌 다수 신흥시장국가들과 저개발국에게 비트코인은 지구촌의 새로운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반액의 매큐 시겔(Matthew Sigel) 디지털자산 본부장은 “비트코인이 미국 달러 제재를 피하려는 국가들 간 국제 무역에서 결제 통화로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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