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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졸업식과 입학식이 있는 2~3월에는 꽃소비가 급증한다. 그러나 장기간의 경기불황과 여러 가지 국내외 어려운 상황에 맞물려 소비부진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거기에 더해 전기료 및 난방비 등 생산비가 날로 치솟고 있는 상황이라 농가들의 시름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나는 언제 처음 꽃을 받고 환한 웃음을 지었었을까?
더 어렸을때부터 꽃을 받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있긴 하지만, 초중고 졸업식과 대학 졸업식, 그리고 직장을 다니면서 동료와 친구들에게 받았던 생일꽃과 아이를 출산했을 때 남편에게 받았던 꽃다발이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예전 추억의 사진을 들여다보면 여러명에게 받은 꽃다발이 무거웠지만 하나라도 놓칠세라 모두 품 안에 기울여 안고 찍은 사진이 아마 한 장 정도는 다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아이를 낳고 한동안 꽃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었다.
그나마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기념식이다 학예발표회다 하면서 꽃을 사서 들고 갔지만 지금은 그런 여유도 사라진듯하다. 자녀가 자라면서 차츰 꽃이 주는 행복, 꽃향기가 가져다주는 추억을 잊고 살았던 건 아닐까 되돌아 본다.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졸업식에 잠깐 사용한 꽃다발’이라며 생화꽃다발을 저렴한 가격에 사고 파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어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각종 경조사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가득한 중국산 조화로 가득한지 오래다.
최근 들어서부터는 토양오염과 해양오염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플라스틱조화 대신 생화를 사용하길 권장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 홍보 및 인식변화의 부족으로 갈 길이 멀다.
aT화훼공판장에 따르면 2025년 1월 절화 거래량은 116만 단, 거래금액은 83억7000만원에 그쳐 2024년 1월 대비 각각 9.06%, 11.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시즌이 시작되는 시점이지만 꽃소비 특수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 시국이었던 2021년~ 2022년에는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20년 638억 원에 그쳤던 절화류 경매 실적이 2021년 857억 원, 2022년에는 1,034억 원까지 껑충 뛰어 올랐었다.
아마도 우울한 시대에 꽃과 식물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또한, 거리두기로 인한 베란다 텃밭 가꾸기, 꽃 구독서비스, 카페플라워 등을 통해
생활 속 꽃소비가 늘어났으며, 정부와 각 기관단체들이 나서 지속적인 꽃 소비촉진 및 캠페인을 벌인 것도 화훼소비에 긍정적인 면으로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꽃 소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일상생활 속 소비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는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꽃은 비싸다’. ‘특별한 날에만 주는 특별한 선물이다’ 라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특별한 날에만 주는 꽃이 아니라 평범한 날에도 내 가족과 주위 사람들에게 꽃향기와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는 작은 꽃처럼 보통의 생활속에서 꽃을 접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보자.
박설혜 <농협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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