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문의 영광이었습니다.”
치협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김필성 전 미주한인치과의사회(Korean American Dental Association·KADA) 회장이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김 전 회장은 “100년에 한 번 있을 소중한 자리에 초대해 준 치협과 박태근 협회장께 깊이 감사하다”며 “개인적으로도 큰 감격이었고, 앞으로의 100년도 한국 치과계가 세계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20여 년간 한국 치과계와 한인 치과계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 특히 한국 치과계 변화에 대해 그는 치과 산업 분야의 약진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회장은 “많은 치과의사들이 치과 업체를 창업하거나 해외로 진출하는 모습이 긍정적 변화이자 큰 성과다. 특히 임플란트 분야에서 한국 업체들은 미국에서도 그야말로 대단한 성장을 이뤘다. 그중 한 업체는 세계적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아쉬움도 전했다. 그는 “나머지 업체들은 여전히 미국 시장에서는 ‘한국 업체’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많고, 결과적으로 한인 치과계만을 겨냥한 업체들이 과잉 경쟁을 벌이며 ‘제로섬 게임’처럼 느껴지는 상황이 돼버린 점이 아쉽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5년 미국 내 유디치과 소탕 작전의 ‘선봉’에 섰던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회장 재임 당시 미국 유디치과를 법의 심판대에 올리는 데 힘썼고, 그 결과 86만7000달러(한화 10억여 원)의 벌금 부과 판결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당시 미주 한인 치과계의 대부분이 한인 1세들이었고, 그분들의 한마음이 큰 힘이 됐다. 다만 과거의 단합이 지금은 희미해진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한국의 불법 치과는 미국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그들보다 더 교묘하게 불법을 저지르는 ‘선진국형 불법 치과’들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시장 원리에 의해 스스로 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 치과계가 겪고 있는 과잉 경쟁과 저수가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단호한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의료인의 자긍심은 ‘가오’다. 치과의사로서 32년간 단 한 순간도 가오를 잃지 않으려 노력해왔다. 주변이 아닌, 오직 ‘나와의 경쟁’이었다”며 “자신감이 있을 때 환자도, 주변 사람도 믿어줄 것이다. 과욕을 부리지 말고, 아픈 이들을 치료한다는 마음이 가장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김 전 회장은 후배 치과의사들에게 따뜻한 덕담을 건넸다. 그는 “여러분은 자랑스러운 치과의사다. 자신감을 가지고, 모두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