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용 기자(hsygd@mk.co.kr),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글로벌X 페드로 팔란드라니 상품리서치 헤드
“국방, AI, 리쇼어링 등 미국 중심의 섹터 추천”
“트럼프 결국 시장 지지 정책 펼칠 것”
“AI인프라 구축 데이터센터 기업 주목해야”
“글로벌 혁신은 어떤 때에도 멈추지 않아”

“트럼프는 ‘대공황을 일으킨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남기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시장과 경제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X(Global X)의 페드로 팔란드라니 상품리서치 헤드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거시적 불확실성이 높아 투자자들이 무역 정책 방향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제거하기보다는 관리하는 방법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X는 2008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된 상장지수펀드(ETF) 전문 자산운용사로 2018년 미래에셋그룹에 인수됐다.
테마형 성장, 인컴, 신흥시장, 원자재 등 다양한 섹터의 100개 이상 ETF를 운용 중이고, 전 세계 운용자산(AUM)은 990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미국 내 운용자산만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2분기 미국 증시 전망에 대해 팔란드라니는 “은행주로 시작된 1분기 실적발표 결과를 보면,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다”고 설명했다. 구글(알파벳) 등 기업이 강력한 실적으로 대외변수에도 굳건함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는 “인공지능(AI) 인프라와 같은 주식 시장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성장 요소들이 미국 증시를 지탱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보다 ‘선택적 투자(Targeted Investing)’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수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나 국방, AI, 리쇼어링 등 구조적 테마를 골라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팔란드라니는 “단순히 S&P500 지수 전체에 투자하는 시대는 지났다. S&P500 전체 매출의 약 40%가 해외에서 발생해 대외 변동성을 키운다. 진정으로 미국에 집중된 의도적인 선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국방 기술 관련 섹터 투자가 강력한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지금 세계 곳곳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사태 등 30개 이상의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말까지 전 세계 국방 지출은 연간 약 2조6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미국이 9000억 달러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는 전 세계 국방 지출이 연간 3조 달러를 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가 내세우는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자국 복귀)은 관세 협상의 전술적 측면도 있지만, 팬데믹 이후로 재편된 공급망 복원이라는 구조적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IIJA)’을 중심으로 제조업 인프라를 본격 확충 중이다. 팔란드라니는 “앞으로 미국에서는 고도로 자동화된 스마트 공장이 확산할 것이다. 높은 인건비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조업 르네상스가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그니피센트7(M7)’ 기업의 AI 인프라 투자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팔란드라니는 “AI 인프라 투자는 단기적으로 무역 불확실성으로 인한 속도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AI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투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AI 섹터에서는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기업들이 AI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도록 기반을 제공하는 회사들이다.
그는 “인프라 단에서 데이터센터 회사들이 핵심 역할을 할 것이다. 에퀴닉스, 디지털리얼티트러스트 등 데이터센터 리츠 기업들은 AI 인프라의 척추 역할이다. 미국 내 데이터 센터 공실률은 현재 약 3% 수준으로 부동산 시장 전체를 봐도 이 정도로 공실률이 낮은 분야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그 다음으로는 ‘애플리케이션 단’에서 클라우드컴퓨팅 기업들을 중요하게 봤다. 팔란드라니는 “서비스나우나 세일즈포스는 AI를 이용해 비즈니스와 소비자가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을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는 소프트웨어를 넘어 물리적 세계로 AI가 확장될 것”이라며 “자율주행차, 초정밀 스마트 공장, 자동화 물류센터 등 ‘피지컬 AI’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혁신은 국경을 초월하고, 절대로 멈추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팔란드라니는 “M7 기업들은 ‘글로벌 혁신’을 상징하는 존재다. 지정학적 긴장이나 시장 변동성 속에서 혁신이 더욱 빛났던 사례들이 역사적으로 많다. 1960년대 우주 경쟁 시절에도, 1980년대 반도체 혁명 시절에도, 2000년대 스마트폰 혁명 때도 그랬다”며 “우리는 모두 알고 있듯, 혁신은 멈추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