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관세 협상 카드로 들고나오면서 관련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도 반등하는 모습이다.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센터 전력수요가 늘 것이라는 관측도 천연가스 관련 상품의 수익률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코스콤에 따르면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미국천연가스액티브 ETF’는 21일 대비 1.75% 오른 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해당 상품은 이달 11일 최저점을 찍고 2주일 만에 약 5% 넘게 반등했다. 해당 상품은 국내 최초로 미국 천연가스 밸류체인에 투자하는 월배당 액티브 ETF로, 가스액화·운송 분야의 미드스트림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이후 올 들어 172억 원이 유입됐다. 지성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운용역은 “상품에 편입된 회사들이 최근 꾸준히 6%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천연가스 산업의 구조적 성장으로 기자재 업체들의 실적 및 주가 상승 여력이 매력적인 구간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이 이달 22일 출시한 ‘RISE 미국천연가스밸류체인 ETF’는 출시 3일 만에 순자산총액(AUM) 100억 원을 돌파했다. KoAct 미국천연가스액티브 ETF와 마찬가지로 주로 미드스트림 기업에 투자하지만 패시브로 운용된다. 천연가스 산업을 생산(30%), 인프라(50%), 수출(20%)로 구분해 총 15개 기업에 분산투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천연가스 ETF가 호조세를 보이는 것은 트럼프의 LNG 세일즈 정책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세계 각국에 부여하기로 한 관세를 90일 연장하면서 대미 수출 흑자를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한국과 일본에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무역 협상에서 양보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북부권 노스슬로프의 포인트톰슨 가스전에서 LNG를 추출해 남부 해안가를 거쳐 액화한 뒤 수출하는 프로젝트다. 그간 막대한 리스크로 인해 엑손모빌 등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손을 떼 오랫동안 진척되지 못했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도 천연가스를 통한 전력 생산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IA는 2022년에 향후 5년간의 미국 전력량 증가 속도를 연평균 2.6%로 전망했지만 1년 만에 추정치를 4.7%로 상향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미국산 에너지 수출은 필수 불가결한 전략”이라며 “양국의 교차점이 될 천연가스, 한국 LNG 벨류체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