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오션이 올해 첫 세 달동안 매출 3조1431억원, 영업이익 2586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529억) 대비 389% 늘었고, 매출은 38% 증가했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이 추진하는 중국 선박 견제 조치나 통상 정책이 국제적인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지만, 한화오션에는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거라고 내다봤다.
28일 한화오션 공시에 따르면, 상선 부문이 전체 총 매출의 약 82%를 차지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상선 매출은 2조5686억원, 영업이익 23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1182% 늘었다. 고수익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위주로 매출이 발생하며 매출과 이익률을 끌어올렸다. 특수선 부문은 한국 해군의 잠수함 사업인 장보고-Ⅲ 배치2 잠수함 3척과 기존 잠수함 정비 사업 등으로 매출 3034억, 영업이익 413억원을 올렸다.
한화오션은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나 미 무역대표부(USTR)의 대(對)중국 견제 입항세 부과 조치 등 지정학적 요인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상황에 대해 “조선업을 둘러싼 지정학적 변수 불확실성이 근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대중 견제책과 미국 내 조선업 강화 움직임이 한화오션 선호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회사는 지난해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가 1분기에 매출 1165억원, 영업손실 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재 필리조선소는 연간 배를 1~1.5척 정도 생산할 수 있는데, 이를 두 배 이상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시설 투자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실적이 잘 나온 것은 아니다”라며 “공정 지연을 만회하고 정상화하기 위해 인력을 파견해 밀착 관리를 하고 있어서 2분기에도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시설 투자와 관련해서는 “필요시 주변 부지를 추가로 인수하는 방안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미 해군 군수지원함에 대한 유지·보수·정비(MRO) 사업과 관련해서는 올해 5~6척 수주를 목표한다고 밝혔다. 김호중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손해 보면서 하는 사업이 아니라 새로 배를 건조하는 것 이상의 영업이익을 확보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단기 함정 건조 계획에 MRO 사업 이력이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조선 3사 컨테이너선 등 수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중국 해운·선박 견제 조치 이후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컨테이너선 등 해외 선사와의 계약 소식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2조5354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22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울산HD현대미포에서 16척을, 전남 영암의 HD현대삼호에서 6척을 건조해 2028년 상반기까지 순차 인도한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처음으로 컨테이너선 2척을 5619억원에 수주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한화오션은 이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3710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올해 조선 3사 연간 50조원 매출 넘을까
지난해 조선 3사가 13년만의 동반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올해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연간 매출 합산이 50조원을 처음으로 넘길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 3사의 매출 합산은 46조2177억원이었다. 1분기 실적발표에서 3사는 공통으로 2·3·4분기로 갈수록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에너지 정책에 따라 LNG운반선 수주 성과를 기대할 수 있고, 미국의 중국 제재로 선사들이 중국 조선소 기피 현상이 늘어 국내 발주를 재개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