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악순환이 만든 비극적 삶
본성의 어두운 측면 탐구
사람 간 연대 필요성 강조
음악으로 몰입감 극대화
열연·섬세한 연출 ‘주목’
오페라팩토리가 신년 첫 작품으로 ‘양철지붕’을 17일과18일 양일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재공연한다. 복수와 폭력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창작오페라 ‘양철지붕’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2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돼 2023년 초연 당시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2차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되면서 수정·보완을 거쳐 이번에 한층 업그레이드된 작품으로 관객들을 다시 찾아온다.
‘양철지붕’은 탄탄한 대본 위에 쌓은 몰입도 높은 음악, 배우들의 열연, 특유의 섬세한 연출이 더해져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지난 2023년 초연 당시 관객과 평론가들에게 “영화를 보는 듯한 흥미진진한 전개와 강렬한 음악적 성취로 한국 리얼리즘 오페라의 대표작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철지붕’은 복수라는 이름으로 반복되는 폭력, 그 속에서 강탈되는 비극적인 삶의 이야기를 다룬다. 특히 복수라는 이름으로 반복되는 폭력의 악순환과 인간 본성의 어두운 측면을 깊이 탐구하며, 약자와 연대하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1987년 여름, 한 공사장 함바집이 극의 무대다. 의붓아버지를 살해하고 과거를 숨기며 살아가는 유현숙이 여동생인 유지숙을 보살피며 14년전 살인의 과거를 잊고 살아가다. 옛 애인 구광모의 등장으로 분위기는 반전된다. 그가 유현숙을 찾으면서 그녀의 삶이 또다시 길을 잃고 폭력과 협박으로 짓밟히기 시작한다. 유현숙이 또 다른 등장인물인 말수 없던 일용직 노동자 조성호의 정체를 파헤치며 극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번 공연에선 음악이 인과성을 강화하는 기제로 역할을 강화한다. 작곡가 안효영은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정교한 오케스트레이션과 상황을 암시하는 음악적 모티브를 지속적으로 활용해 작품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음악의 텍스트가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길 바랐고 왜 오페라여야 하는지를 증명하고 싶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있는 오페라를 쓰는 것”이라는 안 작곡가는 이번 작품에서 현대음악을 바탕으로 다양한 음악 어법을 적절히 믹스하고, 긴장감과 진지함 중에 유머도 빠트리지 않는다.
캐스팅도 신선하다. 유현숙 역의 메조소프라노 신성희와 유지숙 역의 소프라노 김예은, 박기태 역의 베이스 박의현이 새롭게 합류한다. 이들은 각자의 깊이있는 해석과 강렬한 연기로 초연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입장료는 1~5만원이며, 17일 오후 7시30분, 18일 오후 3시에 각각 공연한다. 문의는 031-272-0920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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