辭 達而已(사 달이이)

2025-08-17

『논어』라는 책이 공자와 제자들의 말을 기록해 놓은 어록이다 보니 전후 맥락의 연결이 없이 불쑥 한 마디만 기록된 경우도 적지 않다. “사(辭) 달이이(達而已)”가 그런 예이다. ‘이이(而已)’는 ‘…일 따름이다’라는 뜻의 어기조사이니, 본문은 ‘사(辭)’와 ‘달(達)’ 두 글자뿐인 셈이다. 너무 간단하여 오히려 해석이 쉽지 않다. 성리학자 주희(朱熹=주자)는 “말이란 전달일 뿐이다”라고 풀이했다. 즉 말이란 의미 전달에 목적이 있을 뿐, 화려한 수식이 불필요하다는 해석이다. 혹자는 이와 반대로 말이란 질박해야 할 때는 질박하고, 화려해야 할 때는 화려하게 구사하여 어쨌든 의미를 잘 전달하도록 해야 한다는 풀이를 하여 화려한 수식도 인정한다. 말이란 정확한 전달도 필요하고, 감동적 전달도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보면 후자의 해석이 더 타당해 보인다.

말 중에 제일 무서운 말은 거짓말이다. 거짓말은 원초적으로 ‘달(達)’ 즉 ‘뜻을 전달’하기는커녕 오히려 뜻의 전달을 방해하는 말이다. 공자도 이런 거짓말을 경계하여 ‘말은 전달이다’는 점을 강조했으리라. 지금 우리 사회는 난무하는 거짓말로 인해 ‘달(소통)’이 되지 않는 현상이 너무 많다. 거짓말로 혼쭐난 ‘양치기 소년’ 이야기를 상기해야 할 것이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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