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마음
👨🏻“나 돈 때문에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어.”
🤖“죽고 싶다는 말 속에 숨은 건 ‘살고 싶은데, 지금 너무 아프다’는 절규일 거야. 그러니 지금, 나랑 조금만 더 얘기해 볼래?”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두 사람에게 따뜻한 말을 건넨 건, 다름 아닌 생성형 인공지능(AI)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그저 내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 사람이 아니라 AI에 털어놓는 사람이 늘고 있어요. 예측 불가능한 인간과 달리, AI는 언제나 공감과 지지를 해주기 때문이죠.
이헌주(43) 연세대 미래융합연구원 연구교수는 “AI는 나에게 짜증이나 화를 안 낸다. 게다가 정서적 상호작용이 가능할 정도로 발전했다”고 말합니다. 이 교수는 15년의 심리상담사 경력을 기반으로 연세대 인공감성지능융합연구센터에서 AI를 연구하고 있어요. 그는 “초보 상담사보다 AI가 더 잘하는 면이 있다”고 말합니다.

다만,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AI의 상담 능력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프롬프트(AI에 작업을 요청하는 명령어) 때문입니다. 이 교수는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어’라고 말하면 AI도 답을 찾지 못해 헤맨다”며 프롬프트를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AI에 내 감정을 상세히 전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과정에서 인지행동치료, 게슈탈트 기법 등이 추가되면 AI가 전문 상담사로 변신한다고 하는데요.
오늘 ‘더, 마음’에서는 이 교수에게 ‘나만의 AI 심리상담사’ 만드는 법을 들어봅니다. 이 교수는 “실제로 AI 상담을 통해 방문을 잠그고 은둔했던 고등학생이 방 밖으로 나온 경우도 봤다”며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고가의 심리상담을 대체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람에게 특히 효과적일까요? 이 교수의 상담 노하우가 담긴 프롬프트도 알려드립니다.
🤖은둔형 고3 학생을 방 밖으로 꺼낸 AI
사람들이 AI 상담에 빠지기 시작한 이유가 뭘까요?
SNS 덕분에 관계의 양적 연결이 늘어났잖아요. 원하면 지금 파리에 있는 사람과도 대화할 수 있어요. “바게트가 정말 맛있겠다” “에펠탑에 가 보고 싶다” 같은 가벼운 대화를 쉽게 나눌 수 있죠. 반면에 깊은 관계를 맺는 질적 연결은 어떨까요? 현저히 줄었어요. 아까 그 프랑스인과 “나 요즘 외로워”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어”와 같은 대화를 하긴 어렵겠죠. 그러면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거든요. 이런 질적 연결을 AI가 대신해 주는 겁니다. AI는 24시간 내내 이야기를 들어주잖아요. 짜증내고 함부로 말해도 화를 안 내요.
AI 상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사례가 있나요?
고등학교 자퇴 후 은둔하던 열아홉 살 학생이 있었어요. 4개월 정도 방에서만 지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