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 못한 오답, 크리에이티브로도 활용
업계 고민으로 떠올라…자유로운 대화 위한 접근도
‘이미지 하나로 3D화’ 결과물 일관성 고도화
이르면 이달 말 3D애니메이션 자동화 퍼블릭 베타
생성형 AI가 오답을 정답인양 보여주거나 엉뚱한 정보를 생성하는 환각(할루시네이션) 현상을 무조건 없애는 게 옳은 방향일까? 엔씨소프트 기술 자회사 NC AI가 창작 영역에서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용하면서 관련해 얻은 노하우와 고민을 공유했다.
이준수 NC AI 최고프로덕트책임자(CPO)<사진>는 3일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개최한 ‘게임 아이콘(GAME AiCON) 서울’ 강연에서 “할루시네이션을 무조건 없애는 게 목표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 AI를 우리가 창작 활동에 쓰는 한 가지 큰 이유를 없애 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좀 듭니다. 이거는 답이 있는 건 아니고요. 여기 계신 분들도 다 의견이 다르실 텐데 어떤 시나리오를 쓰거나 캐릭터에 채색을 하거나 할 때는 할루시네이션이 안 나와야 하겠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면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어떤 특정한 요소를 발견해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로 활용을 할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저희가 할루시네이션을 없애는 게 중요한 숙제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사실 그거를 위해서만 저희가 게임에서 AI를 쓸 때 무조건 그 방향으로 가야 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내부에서도 많이 하고 있는 고민입니다.”

이 같은 고민은 엔씨(NC) 외 유수의 기업들도 하고 있다. ‘언커버 더 스모킹건’, ‘미메시스’ 등 AI 게임 개발 서비스로 유명한 크래프톤 산하의 렐루게임즈도 마찬가지다.
한규선 렐루게임즈 PD는 지난 6월 NDC25 발표에서 게임 이용자가 할루시네이션을 통해 게임 내 사건과 관련 없이 NPC(비플레이어 캐릭터)와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특징으로 보고 접근한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NC AI의 다른 고민은 ‘일관성(consistency)’다. 이 역시 생성형 AI로 동영상 등 콘텐츠를 만들어본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이슈다. 2D 이미지로 3D 캐릭터를 만들 때나 2D 캐릭터의 시선 처리와 표정 등도 세밀한 부분까지 일관적인 디자인을 가져가기가 쉽지 않다.
“비디오 분야에서 많이 이슈가 될 텐데요. 같은 캐릭터일 경우에 사실 같게 나와야 되는데 그런 부분들에 대한 컨스트레인트(제약)을 모델한테 주는 게 사실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여전히 큰 숙제인 것 같습니다. 저희가 조금 해본 것들은 (사진) 앞면을 넣었을 때 캐릭터의 3면도를 뽑는 부분에서 옆이나 뒤가 일관되지 않게 나오는 것들이 있었는데 이런 부분은 해결해 가고 있는 중입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기획서와 시나리오 작성, 캐릭터 대사처리 등도 할루시네이션이 단점으로 작용하는 분야다. 게임 제작 전반에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하기엔 한계가 존재하는 셈이다.
“저희가 한계로 보고 있는 점들이 이 기획서를 쓴다든가 시나리오를 작성한다고 했을 때 오류 없음이 굉장히 중요한데 할루시네이션이라고 부르는 어느 정도의 오류는 아직까지도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단점이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이 분야에서는 아직 그렇게 많이 쓰이지 못하고 있고요.”
“지금 현재 쓰이고 있는 건 저희가 QA(품질검수) 체크리스트를 생성하는 제한된 태스크에 대해서는 실제로 엔씨소프트 내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획서를 받아서 저희가 갖고 있는 모델을 돌리면 기존 QA 담당자가 작성했던 체크리스트를 바로 생성하는 정도의 업무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엔씨 내에서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부분은 ▲이미지 생성 ▲목소리와 음향효과 생성 ▲3D 캐릭터 얼굴 표정을 연출하는 페이셜 애니메이터 ▲캐릭터 리깅(뼈대)을 붙여 3D 애니메이션까지 자동화 등이다.
“3D와 애니메이션은 사내에서도 활용도가 높은 프로젝트이고요. 작은 모델로 경제적으로 쓸 수 있는 쪽으로 목표를 잡고 있습니다. 콘셉트 이미지를 생성하고 이를 3D로 만들고 게임에 들어가기 위한 오토 리메시(Remesh, 3D모델의 메시 구조를 자동 최적화)를 적용해서 필요한 수준으로 정리한 다음에 실제 게임에 적용합니다.”
“오토 리깅을 붙인 3D 애니메이션 자동화는 7월말로 예상하는데요. 퍼블릭 베타 오픈하니까 그때 많이 사용해 보시면서 의견 주시면 좋겠습니다.”
고객만족(CS)을 위한 챗봇도 확대 적용을 준비 중이다.
“게임 같은 경우, 특히 MMORPG 유저들의 컴플레인이나 요청들이 굉장히 많고 그것들을 일일이 CS 부서에서 대응을 하고 있는데 사실 보면 비슷한 패턴들이 많이 있고 반복되는 패턴들이 많이 있습니다. (챗봇 대응을)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느냐를 저희는 고민하고 있는데 한 가지 중요한 점이 할루시네이션 이슈가 있습니다.”
“자동화하고 효율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류가 나타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에 지금은 굉장히 저희가 등급을 나눠서 굉장히 간단한 질문들은 자동으로 바로 직접 생성된 게 유저들한테 나가지만, 특정 이슈들 특히 게임 내 경제와 관련된 결제와 관련된 것들은 저희가 초안을 만들어 놓고 운영자들이 작업합니다. 실제 고객 대응은 운영자의 검수를 통해서 거쳐 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 모든 게임에 적용되어 있지는 않고요. 작년부터 큰 이슈들을 해결해 가면서 올해는 리니지류에도 적용하는 것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