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칼럼] 美 GENIUS 법안 발효와 글로벌 디지털 금융질서의 변화〈하〉

2025-08-05

GENIUS 법안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신뢰도를 높였지만, 글로벌 환율 환경 속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상대적 가치는 여전히 달러의 가치 변동에 직접적으로 연동된다. 특히 거래쌍 형태로 유통되는 스테이블코인(예: USDT/EUR, USDC/JPY 등)은 환율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글로벌 자본 흐름과 무역 결제에 영향을 미친다.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비달러권 국가의 기업과 소비자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비용이 상승하는 압박을 받게 되고, 이는 수요 감소와 함께 환전 수수료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유로 기반이나 위안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의 상대적 매력도가 상승하며, 비미국계 디지털 자산 시스템의 발전을 자극할 수 있다.

GENIUS 법안이 가져온 규제적 명확성에도,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환경은 여전히 글로벌 금융시장과 연동되어 있으며, 환율 리스크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이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거나 사용하는 기업들은 헤지 전략이나 리스크 관리 방안을 병행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국가 간 송금 및 무역 결제에서 실시간 환율 모니터링 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다.

미국의 GENIUS 법안이 디지털 달러의 제도화를 공식화하며 달러 중심 질서를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하자, 중국과 유럽은 자국 통화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응 전략 마련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디지털 위안화(CBDC)를 내부적으로 상용화하고 있으며, 이를 국제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특히 BRICS, RCEP 국가들과의 협력 체계를 통해 디지털 위안화를 무역 결제 수단으로 채택하도록 유도하고, 자국 중심의 금융 생태계를 형성하려는 시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

유럽연합 역시 디지털 유로화의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며, 민간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도 유로화를 기반으로 한 경쟁력 있는 디지털 결제수단을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미국 국채 중심의 준비금 체계와 차별화된 모델을 개발할 수 있으며, 민간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요건에서 미국 국채 비중을 제한하거나, 유럽 금융기관의 달러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통화 패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디지털 자산 영역에서도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GENIUS 법안의 발효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과 금융기관에 전방위적 대응을 요구한다. 미국 내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을 운영하거나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은, 미국 규제에 부합하는 기술적 요건과 회계기준, 법적 구조를 갖춰야 한다. 준비금 관리 방식, 외부 감사 기준, 내부통제 체계 등은 미 연방 감독기관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며, 인증 발행자로 지정되지 못할 경우 사업 지속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실시간으로 운영되는 블록체인 시스템에서는 실시간 거래 감시와 해킹 대응 체계, API 인증 기능 등이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 된다. 금융기관의 경우, 미국 국채 수요 증가가 글로벌 금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외환보유 전략과 채권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야 하며, 환율 변동성과 금리 리스크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국내 디지털 자산 관련 법제가 미국 및 주요국의 규제 프레임과 정합성을 갖추도록 법령 정비와 국제 협력을 병행해야 하며, 디지털 자산의 글로벌 표준 경쟁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한 민관 협력 플랫폼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GENIUS 법안은 단순한 미국 내 이슈를 넘어, 디지털 자산 시대의 새로운 질서 속에서 각국의 금융 주권과 산업 경쟁력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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