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시가 애플페이에 선불형 교통카드를 연동하며, 올해 안으로 '지갑 없는 통근' 시대를 본격화한다. 반면 한국은 애플페이에 교통카드 기능이 여전히 지원되지 않아 실물 교통카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뉴욕 교통국(MTA)은 올해 말까지 '선불형 OMNY 교통카드'를 애플페이와 구글지갑에 연동할 계획이다. OMNY는 뉴욕시가 지난 2019년에 도입한 교통 결제 시스템이다. 애플페이 연동은 가능했으나 실시간 카드 결제 방식이어서 정기권이나 학생 할인 적용이 불가능하다. 학생, 정기권 이용자, 교통약자 등은 실물카드를 따로 들고 다녀야 했고, '완전한 카드 퇴출'은 실현하지 못했다.
이번에 선불형 OMNY 카드가 애플페이와 연동되면서 이러한 사각지대는 해소될 전망이다. 정기권·할인 혜택이 애플페이와 연계된 선불형 카드에서 적용된다. 완전한 모바일 기반 교통 시스템이 완성되는 것이다.
뉴욕시는 올해 안에 실물 카드를 전면 퇴출하고 '지갑 없는 통근·등교' 환경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세계 최대 규모의 대중교통망을 가진 도시 중 하나인 뉴욕이 도시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반면, 한국 아이폰 이용자들은 여전히 교통카드 없이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다. 애플, 카드사, 티머니 등 이해당사자 간 수수료 분담 문제로 협상 진전이 안되고 있다.
현재 카드사는 교통결제로 이미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카드사는 이용자 결제액의 약 1.5%를 수수료로 받고, 티머니에 정산 대행 수수료로 3%를 내고 있다. 여기에 애플에 지불할 수수료까지 더해지면 카드사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티머니는 교통 카드 수익으로 안정적인 재정을 유지하고 있으나 대주주인 서울시가 수수료 손실 보전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현재 애플페이 교통카드 기능은 전 세계 13개국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교통 시스템 전반의 디지털화를 의미하는 글로벌 흐름이다.
한국은 애플페이 교통카드 도입이 지연되면서, 국내 아이폰 이용자들은 디지털 교통 생태계에서 소외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도 적지 않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모바일 결제 인프라가 발달한 나라이며 대중교통 시스템도 발달했으나 디지털화 측면에서는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