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타임스] 메이플스토리, 20년의 역사…성공과 그림자

2025-01-17

게임 IP(지적 재산권)는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게임사의 브랜드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IP 타임스'는 각 게임사의 대표 IP가 어떻게 탄생하고 변화해왔는지 짚어보며 게임 산업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게임사의 IP 전략과 변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때 각 게임사가 가진 성공 스토리뿐만 아니라, 사건과 논란을 통해 게임 산업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편집자 주>

[FETV=신동현 기자] 2003년 출시된 메이플스토리는 2D 횡스크롤 형식의 게임성과 특유의 귀여운 외모의 캐릭터를 내세워 한국 게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2006년 이후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둔 메이플스토리는 리그오브레전드에 이어 PC방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흥행했다.

그러나 2024년 큐브확률조작 사태를 필두로 수많은 사건사고와 논란도 그림자처럼 뒤따랐다. 당시 공정위는 게임업계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하며 메이플스토리는 이 사태의 대표 사례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2003년 출시된 메이플스토리는 2D 횡스크롤 MMORPG라는 독창적인 게임 형식으로 시장에 등장했다. 단순한 2D 그래픽과 간단한 조작법,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은 당시 3D MMORPG가 주류였던 게임 시장에서 차별화된 요소로 주목받았다. 특히 친구와 함께하는 파티 플레이와 지속적인 업데이트는 메이플스토리는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협력적 플레이 요소를 통해 다양한 유저층을 확보했다.

출시 후 메이플스토리는 빠르게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했다. 2005년 일본과 중국에서의 서비스 시작은 메이플스토리는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북미, 유럽 시장에 진출하며 이용자 기반을 확대했다. 이러한 확장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갖춘 MMORPG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다. 2006년에는 전 세계 가입자 수가 2600만명을 돌파하며 글로벌 팬덤을 구축했고 2008년에는 50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 수를 기록했다.

메이플스토리는 매출에서도 지속적인 성과를 거뒀다. 2011년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는 2010년 진행된 대규모 콘텐츠 개편인 '빅뱅' 업데이트의 효과가 컸다.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유저의 유입과 기존 유저의 복귀가 이루어지며 게임의 수명이 연장됐다.

출시 이후 동시 접속자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08년 ‘시그너스 기사단’ 업데이트를 통해 최고 동시접속자 25만 명을 기록했고 2010년 ‘빅뱅’ 업데이트 이후 41만6000명으로 증가했다. 2011년 ‘레전드’ 업데이트에서는 최고 동시 접속자 수가 58만8000명을 돌파했으며 같은 해 ‘데몬슬레이어’ 업데이트 이후 62만6000명을 기록했다.

2018년 ‘검은마법사’ 업데이트가 진행되면서 이용자 수가 증가했다. 해당 업데이트는 주요 스토리라인을 확장하고 신규 콘텐츠를 도입하면서 PC방 점유율 9.62%를 기록했다. 이후 2023년 서비스 20주년을 맞아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면서 여전히 PC방 점유율 상위권 자리를 유지했다.

2024년 겨울에는 ‘NEXT’ 업데이트를 적용했고 이 시기 PC방 점유율은 9.39%를 기록했다. 업데이트에서는 ‘HEXA 스킬’의 마스터리 코어 추가, 레벨업 지원 시스템 개편 등이 포함으며 6차 전직 시스템이 조정되면서 캐릭터 성장 속도가 개선됐다. 또한 경제 시스템(옥션 및 메소 마켓)이 통합되며 이용자 편의성을 확장하는 시도를 진행했다.

그러나 메이플스토리는 성공과 더불어 수많은 사건사고도 뒤따랐다.

대표적으로 큐브 확률 조작 사건이다. 2024년 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내 확률형 아이템인 '큐브'의 특정 옵션 등장 확률을 조정하면서도 이를 유저들에게 고지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116억42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큐브는 게임 내 장비의 옵션을 재설정하는 아이템으로 개당 1200원(레드큐브) 또는 2200원(블랙큐브)에 판매했다. 넥슨은 2010년 9월부터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특정 옵션의 등장 확률을 낮추거나 2011년 8월 이후에는 일부 인기 옵션의 등장 확률을 0%로 설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이러한 변경 사항을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예를 들어 블랙큐브를 사용해 최상위 등급인 레전드리로 상승할 확률은 2013년 7월 출시 당시 1.8%였으나 2016년 1월에는 1%까지 낮아졌다.

이 사건은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의 공정성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게 만든 계기가 됐다. 이후 넥슨은 피해를 입은 약 80만명의 이용자들에게 총 219억원 규모의 보상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국내 소비자 분쟁 조정 사상 최대 규모의 보상 사례로 기록됐다.

2023년 2월에는 일반 월드와 리부트 월드 간의 차이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특수 월드인 리부트 월드와 대비해 일반 월드의 시스템이 과도한 과금 유도를 조장한다는 점이 공론화되며 유저들 사이에서 ‘리부트 사태’라는 명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운영 방식과 게임 내 경제 구조에 대한 불만이 쌓이며 메이플스토리는 운영 방침에 대한 논란에 직면했다.

2021년 2월 메이플스토리는 확률 조작 논란에 휘말렸다. 추가 옵션 부여 시스템에서 확률이 조작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이는 유저들이 오랜 기간 동안 유료 재화를 구매한 것과 직결되는 문제로 커졌다. 논란은 단순한 운영 미숙을 넘어 게임사에 대한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계기가 됐으며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로 인해 확률형 아이템 시스템 전반에 대한 문제까지 드러나게 됐다. 이는 게임 업계 전반에 걸쳐 확률형 아이템 규제 논의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됐다.

2012년에는 ‘언리미티드’ 업데이트 이후 ‘헤파이스토스에 도전하라’ 이벤트가 진행되며 또 다른 논란이 발생했다. 해당 이벤트를 통해 등장한 '놀라운 장비강화 주문서'는 장비의 업그레이드 횟수와 관계없이 추가적인 강화를 가능하게 했으며 일부 장비에서는 높은 성능 향상을 제공했다. 하지만 강화 실패 시 장비가 파괴되는 점과 특정 장비군에 대한 제한이 있었다. 또한 이벤트 기간 중 특정 시간대에는 강화 확률이 증가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해당 이벤트에서 생성된 강화 아이템들이 게임 내 경제 및 장비 밸런스에 영향을 미쳤고 이후 넥슨은 해당 주문서의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강화 시스템을 개편하며 '스타포스' 시스템을 도입하며 이를 통해 강화 과정과 성공 확률 등에 대한 조정이 이루어졌다.

2011년 11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하면서 1320만명의 이용자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 이름, 아이디, 암호화된 주민등록번호와 비밀번호 등 핵심 정보가 포함된 이 사건은 유저 신뢰를 크게 흔들었고 이후 넥슨은 보안 강화를 약속해야만 했다.

지난 20년 동안 메이플스토리는 성공과 함께 수많은 사건 사고에 따른 위기도 직면했다. 작년 12월 메이플스토리 쇼케이스 'NEXT'에서 김창섭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는 그동안의 실책에 대해 언급하며 앞으로 달라진 모습을 통해 국민게임으로 반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창섭 총괄 디렉터는 "지난 1년 동안 '감사합니다'라는 말보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더 많이 나왔던 거 같다"며 "앞으로는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겨울이 메이플 스토리 재도약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패치 이후에도 추가 업데이트를 진행해 내년엔 메이플스토리가 다시 한 번 국민게임으로서 재도약할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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