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애니메이션 협업 강화....효과는?

2025-01-16

[FETV=신동현 기자] 게임사들이 애니메이션 IP(지식재산권)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인기 애니메이션을 게임 내 콘텐츠로 활용해 신규 유저를 끌어들이고 애니메이션 팬덤과의 시너지를 통해 플레이 동기를 제공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업계관계자들은 이런 협업이 로열티 지급과 검수 과정 등의 부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평가했다. 이에 게임사들도 수익보다는 화제성과 마케팅 효과를 목적으로 협업을 진행 중이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지난 10일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에서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과의 컬래버레이션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슈에이샤 점프 코믹스에서 발간된 '귀멸의 칼날'은 누적 발행 부수 1억5000만 부를 기록한 인기작이다.

같은 날 카카오게임즈도 모바일 RPG '가디언 테일즈'에서 '장송의 프리렌'과의 2차 협업을 진행했다. '장송의 프리렌'은 누적 발행 부수 2000만 부를 돌파한 인기 만화다.

넥슨과 넷마블도 애니메이션과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넥슨은 작년 '마비노기'와 '장송의 프리렌' 컬래버레이션 업데이트, 11월에는 메이플스토리와 귀멸의 칼날과의 컬래버를 진행했다. 넷마블도 '세븐나이츠 키우기'에 '오버로드'와 협업 컬래버를 진행했다.

게임사들이 애니메이션 IP와의 협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기존 팬층을 게임 내로 이끌어들이고 유저들에게 새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특히 애니메이션 팬덤과 게임 팬덤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협업 시 상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유명 IP와의 협업은 유저들이 자신의 게임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게임 내 캐릭터가 원작의 스타일에 맞게 변환되는 과정을 보는 재미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마일게이트의 모바일 게임 '에픽세븐'은 2022년 인기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와의 협업 이후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가 70~80위에서 26위로 상승하는 성과를 보였다. '강철의 연금술사'는 글로벌 팬층이 탄탄한 IP로 게임 내 캐릭터와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면서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은 2022년 디즈니와의 협업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협업 이후 해외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가 전월 대비 29% 증가했고 결제 이용자는 168% 급증했다.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도 2022년 5월 세가의 인기 캐릭터 '소닉'과의 협업을 통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4월 기준 92만 명에서 5월 107만 명까지 끌어올렸다.

엔씨소프트는 2022년 7월 '리니지W'에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베르세르크'와의 협업을 진행했다. 리니지 IP와 베르세르크 세계관을 이질감 없이 설정하고 구현해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 큰 효과를 거두었으며 업데이트 이전 현지 애플 앱스토어 매출이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리니지W는 협업 이후 10위권 근처까지 상승했다.

게임사들이 애니메이션 IP와 협업할 때는 게임 자체의 컨셉과 애니메이션 IP의 특성이 잘 맞아야 하며 해당 IP가 대세감을 갖추고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협업 대상 IP와 게임의 장르나 세계관이 어울려야 한다. 유저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MMORPG 장르의 게임을 스포츠 만화인 슬램덩크 IP와 협업한다면 두 콘텐츠의 특성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유저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게임사들은 비수기 시즌 동안 유저들의 관심을 유지하고 새로운 플레이 동기를 제공하기 위해 협업 이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봄과 가을은 여름과 겨울에 비해 성수기가 아니기 때문에 유저 활동이 줄어드는 시기로 여겨진다. 이런 시기에 협업 이벤트를 통해 유저들에게 새로운 콘텐츠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면 게임 내 활동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봄과 가을은 성수기인 여름과 겨울에 비해 유저들이 소강 상태에 접어드는 시기”라며 “이 시기에 협업 이벤트를 진행하면 유저들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 IP와의 협업이 영업이익 증가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협업 과정에서 로열티와 같은 부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게임사들은 수익성보다는 화제성과 마케팅 효과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협업할 경우 검수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계약 조건 또한 복잡하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협업 이벤트가 항상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일부 유저들은 게임의 기본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거나 밸런스 패치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협업 이벤트만 진행될 경우 게임사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기본적인 게임 관리부터 제대로 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대표적이다. 협업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게임 서비스의 안정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콜라보 자체는 유저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것이지만 게임 본연의 운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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