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KB·한화자산운용이 일제히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출격시킨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전 세계 주요 투자은행(IB)이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데다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증가하는 만큼 서둘러 시장 선점에 나서는 분위기다. 앞서 ‘ETF 베끼기’ 논란 속 같은 날 상장한 4개 운용사의 양자컴퓨팅 ETF가 희비가 엇갈리고 있어 상품 구성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3곳은 휴머노이드 로봇 ETF 출시를 위해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받고 있다. 세 운용사 모두 ETF 상장을 위해 필요한 표준코드 발급을 마쳤으며 상장 결과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 출시될 예정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손꼽힌다. 전 세계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더불어 파업이나 복지 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며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자 비용 절감을 위해 사람을 대신할 로봇을 찾는 기업들의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어서다.
실제 국내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테슬라를 비롯한 국내외 제조업체들은 앞다퉈 휴머노이드 로봇을 현장에 도입하려 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 산업 시장 규모가 2035년까지 380억 달러(약 55조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10년 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8경 79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삼성운용은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테슬라, 엔비디아 등 미국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의 편입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절치부심하며 3·4위 경쟁에 나서고 있는 KB운용도 삼성운용과 마찬가지로 미국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운용은 세 운용사 중 유일하게 액티브 상품을 준비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미국 외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기업읋 투자 범위를 넓혔다는 점도 특이점이다. LG이노텍 같은 국내 기업도 편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 운용사 상품 모두 비슷한 시기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초기 성적에서 성패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달 4개 운용사가 동시 출시한 양자컴퓨팅 ETF는 초기 성적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지난 11일 상장 이후 이날까지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은 21.58%의 수익률을 올리며 타 운용사 대비 압도적인 성과를 자랑했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도 51억 원을 넘어서며 타 운용사 기록을 압도했다. 디웨이브 퀀텀 편입 종목을 20% 가까이 설정한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신한운용을 제외하면 나머지 3개 운용사의 ETF는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 금액이 10억 원을 넘지 못했다.
한 운용역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망한 업종은 한정적이라 테마가 비슷할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는 투자자들도 편입 종목 비중, 운용 역량 등을 주요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