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제2의 토스', 핀테크 유니콘 나오려면

2025-03-30

2018년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약 7년이 지나도록 대를 이을 유니콘이 나오지 않고 있다.

글로벌 흐름은 다르다. 최근 5년간 전 세계 핀테크 유니콘은 연평균 41.6% 성장해 유니콘 전체 평균 성장률(33.4%)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한국은 이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핀테크 유니콘의 오랜 부재는 산업 침체를 넘어 성장 기반이 제도적으로 막혀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규제 문제로 신기술과 금융 융합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공지능,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신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금융업은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데 여러 제약이 있다. 규제 요건이 촘촘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제한적으로만 허용된다.

하지만 샌드박스는 일회성 특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사업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545건 중 상당수가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각투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핀테크 기업들이 샌드박스로 개척한 이 시장은 오는 6월부터 제도권에 편입되면서 대형 금융사들과 경쟁에 직면한다. 이들은 배타적 운영권 보장 없이는 혁신을 이어가기 어렵다며 보호 장치를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스타트업들은 기존 사업 방어에 집중하느라 추가 혁신은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

한국 핀테크 산업에서 유니콘을 다시 배출하려면 규제 방식의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 '네거티브 규제'는 법으로 금지된 것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방식으로 핀테크 기업에 자율성과 속도를 제공한다. 허가 중심의 규제보다 빠른 혁신이 가능해 핀테크 기업들이 더 큰 자율성을 가지고 속도를 낼 수 있다.

물론, 소비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 체계는 갖춰야 한다. 이를 이유로 혁신 자체를 지연시키기 보다는 금융 샌드박스와 네거티브 규제를 병행하는 유연한 정책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