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1200대 이상 사라진 4대 은행…금융 공백 대체必

2025-03-31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대수가 2년새 1200대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거래 증가와 점포 통·폐합 등으로 오프라인 금융 채널이 빠르게 감소하는 가운데, 금융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4대 시중은행 ATM 대수는 1만5576대로 전년 대비 419대 줄었다. 신한은행이 4372대로 가장 많았고 △KB국민 4288대 △우리은행 3531대(고기능ATM, 디지털데스크 포함) △하나은행 3385대 순으로 이어졌다.

이는 2022년 1만6843대 대비 2년새 1267대가 줄어든 수치다. 우리은행 2024년 ATM 대수가 고기능ATM인 STM과 디지털데스크를 포함했음에도 전년 대비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전체 ATM 감소 수는 더 많아진다.

지난해 ATM 철수 속도는 소폭 둔화했다. 2019년 말 2만1341대에 달했던 4대 은행 ATM 대수는 매년 1000대 이상씩 줄어왔다. 2023년 전년 대비 848대 감소한 1만5995대를 기록, 지난해에는 그 절반 수준인 466대 감소했다. 5년 전부터 이미 대대적인 점포 축소와 ATM 철수가 진행됐고, 금융당국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으로 지점 폐쇄 요건이 까다로워져 함께 감축 속도가 느려졌다는 분석이다.

속도 완화에도 불구하고 ATM 감소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권 디지털전환세가 가파른데다, 비대면 거래 증가와 신용카드, 간편결제 등으로 현금 거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이체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수수료 수익은 감소하고, 임차비용은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기기 유지·관리 비용을 줄여 비용 효율화를 꾀하려는 이유도 있다.

오프라인 금융 채널 공백은 커지는 반면 대체제 마련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 금융 접근성 보완을 위한 대표적인 대체제는 'STM'이 꼽힌다. STM은 영상통화·신분증 스캔 등 본인인증을 거쳐 예·적금 신규 가입이나 카드발급 등 창구 업무의 80% 이상을 수행할 수 있는 디지털 키오스크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4대 은행 STM은 200여대가량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영업점 100여곳이 문을 닫고, ATM이 1200여대 사라진데 못 미치는 수치다. STM 기기의 낮은 활용도와 기기 노후화 등의 이유로 STM 기기를 줄인 시중은행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실효성 있는 금융 공백 대체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오는 7월 시범 운영되는 '은행대리업' 제도와 '은행권 공동 ATM'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는 은행 영업점 감소에 금융거래 접근성이 제한되지 않도록 은행 고유 업무를 우체국 등 제3자가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은행대리업 제도를 시행한다. 이와 함께 현금거래 이용 편의성 제고를 위해 은행권 공동 ATM 및 편의점 입·출금 서비스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금융 채널이 지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은행만의 노력으로 소비자에게 완전한 대체성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실효성 있는 대체제 마련을 고민하는 한편 적극적인 지원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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