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골프 네트워킹’ 우즈 거쳐 트럼프 향한다

2025-02-17

골프의 메이저리그 - PGA 투어를 가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50)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녀 카이(17)와 함께 대회장에 들어섰다. 둘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17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현대차 제네시스가 주최하는 이 대회의 프로암이 열린 지난 13일에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실세’ 아들(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이 만났다.

이번 대회 시상식이 열린 18번 홀 그린 뒤쪽 VIP 텐트에선 우승자 루드빅 오베리(26·스웨덴) 얘기보다 “현대차가 골프대회를 네트워킹 수단으로 잘 이용하는 것 같다”는 얘기가 더 많이 들렸다. PGA 투어 고위 관계자는 “비공개라 밝힐 수 없지만, 제네시스 대회 프로암 참가자는 다른 PGA 투어 대회와 수준이 달랐다. 빌 게이츠 정도의 최고 거물은 아니지만 대단한 사람들이 왔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우즈가 어려울 때 좋은 관계를 맺었다. 스폰서십 관점에서 2017년 타이거 우즈 재단이 운영한 LA 대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우즈는 사생활 논란의 여파로 힘들었고, 허리 부상으로 은퇴 직전이었다. 대도시에서 열려 비용도 많이 들었다. 신생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는 그때 큰 꿈을 꾸며 움직였다. 우즈가 호스트인 대회는 선수에겐 꼭 참가해야 하는, 팬에겐 꼭 봐야 하는 대회가 됐다. 2018년 재기한 우즈는 2019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PGA 투어는 2020년 ‘전설 중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 아널드 파머, 타이거 우즈 대회를 인비테이셔널 급으로 격상했다. 고맙게도 우즈는 “이름을 대회에 쓸 나이가 아직 안 됐다”며 스폰서인 제네시스에 대회 이름을 양보했다. 그래서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달리, 우즈 인비테이셔널이 아니라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이다.

2021년 초, 우즈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당시 일부 외신은 “제네시스 차량이 튼튼해 생명을 구했다”고 보도했다. 제네시스는 ‘사고로 어려움을 겪는 당사자 존중이 우선’이라는 원칙으로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지 않는다고 방침을 정했다. 제네시스는 최근 출범한 우즈의 스크린 골프 리그 TGL의 주요 스폰서로 참여해 인연을 이어갔다.

우즈는 대회 관련 주요 사안을 제네시스와 긴밀히 협의한다. LA 일대를 덮친 산불에 기존 대회장(리비에라 컨트리클럽) 인근 지역이 피해를 보자 현대차 의견을 반영해 샌디에이고 토리 파인스 골프장을 새 대회장으로 낙점했다고 한다. 제네시스의 본거지인 남부 캘리포니아의 산불 피해 복구를 지원하겠다는 브랜드의 의지이기도 하다.

우즈는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깊다. 우즈 아들 찰리(16)는 트럼프 손녀 카이와 같은 학교에 다닌다. 대회 중계방송에 출연한 우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얘기했다. (PGA 투어의) LIV와의 협상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PGA 투어 대회를 운영하는 제네시스에는 좋은 소식이다. 우즈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깊이 연결된다면 더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제네시스는 PGA 투어에 시즌 스폰서인 페덱스 다음으로 중요한 후원사다. PGA 투어 및 PGA 투어가 투자한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 투어)의 3개 대회를 후원한다. PGA 투어 커미셔너 제이 모나한은 지난 13일 프로암 파티가 끝날 때까지 자리에 남았다. 일찍 숙소로 돌아갔던 임원들은 평소 얼굴만 비치고 갔던 보스가 끝까지 남았다는 소식에 화들짝 놀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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