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의 더 사람+
오롯한 제주 풍광을
사진으로 찍어 널리 알려졌던
김영갑 사진작가가 돌아가신 게
2005년 5월 29일이다.
그러니 오늘이 딱 20주기다.

제주의 바람처럼 살다가
그 바람처럼 떠나버린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남겼다.

그는 갤러리를 통해
제주의 속살을,
진짜 제주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했던 게다.
온몸이 굳어 가는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을 앓으면서도….

그렇게 아프면서도 그는
한 술의 먹거리보다,
한 몸 뉠 보금자리보다,
한 컷의 사진이 있을 자리인 갤러리를 택한 게다.
그렇다면 20년이 지난 지금,
그가 자신의 삶과 바꾸며 이뤄낸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은 어찌 되었을까?
갤러리는
다행히도
숱한 곡절을 겪으면서도
아직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다.
김영갑 작가가 떠나고
강산이 두 번 바뀌었는데도
여태껏 그대로 존재하는 건
한 사람의 헌신 때문이다.

바로 박훈일 관장의 헌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