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의료비 年 620만원 절감”…美, 비만치료제 가격 낮춘다

2025-11-06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비만 환자의 연간 의료비를 약 620만 원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건강보험 중심의 의료 시스템을 운영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위고비와 같은 비만치료제가 다양한 만성질환에도 효과를 보여 의료비 절감 측면에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만클리닉 노운웰(knownwell)의 최고 의료책임자 안젤라 피치 박사는 5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비만학회 2025’에서 미국 보건데이터 분석기업 코모도헬스의 청구 정보 17만 5092건을 분석한 결과 위고비 복용군은 비복용군에 비해 월 평균 환자 1인당 의료비가 946달러로 비복용군(1319달러)보다 약 28% 낮았다고 밝혔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4480달러(한화 약 620만 원)의 절감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위고비 복용군의 입원율은 연 43.9건으로 비복용군(67.1건)보다 낮았고, 입원 비용도 122달러로 비복용군(338달러)의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외래 진료비 또한 각각 792달러와 955달러로 복용군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치 박사는 “체중 감량은 단순한 미용 목적을 넘어 당뇨나 고혈압 등 다양한 합병증의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며 “의료비 절감은 비만 치료제의 사회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는 약가 인하나 보험적용 확대를 통해 비만치료제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성을 확대해야하는 중요한 근거로 보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도 이같은 여론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노보노디스크, 일라이릴리 등 주요 제약사와의 약가 인하 협상을 통해 GLP-1 계열 치료제 가격을 월 149달러(약 21만 5000원)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젭바운드(릴리)는 월 1086~1300달러, 위고비(노보)는 월 1300~1400달러에 가격이 책정돼 있다. 가격이 149달러로 조정될 경우 젭바운드는 최대 88.5%, 위고비는 최대 89.4% 가격이 인하된다. 한국(25만~50만 원)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도 낮은 수준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만약은 누구나 월 150달러 이하로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일부 제품을 ‘트럼프알엑스’ 웹사이트에서 직접 판매하는 방안도 협상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이 협상이 타결되면 6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제약사 경영진들과 함께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메디케어(65세 이상 노인과 특정 장애인 의료 지원)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 지원) 등 공보험을 통한 비만 치료제의 급여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약물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체중 감량을 통한 합병증 관리뿐 아니라 의료비 절감 측면에서 사회 전체가 얻는 편익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학회에서는 위고비의 체중 감량 효과가 동아시아인에게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는 발표가 나왔다. 로버트 쿠쉬너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중국과 대만에서 진행된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임상(STEP 12)에서도 평균 12% 체중 감량을 기록했고 5% 이상 감량한 환자가 80.5%, 10% 이상 감량한 비율은 60%에 달했다고 밝혔다. 혈당, 혈중 지질, 혈압 등 대사 지표 개선과 안전성 역시 확인됐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에서도 위고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결과여서 국내 급여 적용 논의에 긍정적인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유현 차의과학대 차움건진센터 삼성분원 교수는 “엄격한 요건에 따라 꼭 필요한 대상에 대해 비만치료제 급여가 허용되면 비만 관련 합병증 예방 효과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의 부담을 오히려 낮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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