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제이엘케이·뷰노 등 의료 AI 선구자, 흑자 불이행·구조조정 '혼란'

2025-10-24

루닛, 제이엘케이, 뷰노 등 국내 1세대 의료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상장 이후 목표로 제시한 흑자 전환 시점을 잇따라 지키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 적자가 이어지면서 인력 감축, 자산 매각, 사업 재정비 등 구조조정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단기 생존 중심의 전략이 기업 가치에 대한 시장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상장 당시 2024년 영업이익 흑자를 약속했으나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 예상 매출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800억원 수준이지만 영업손실이 8억원에 이를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루닛 측은 흑자 전환 시점을 2027년으로 늦췄다. 그러나 목표 지연과 함께 전체 인력의 10~15%를 줄이는 구조조정, 자회사 볼파라 지분을 담보로 한 사모사채 발행 등 단기 자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어 장기 성장 전략 부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 AI 첫 상장 기업인 제이엘케이 역시 상장 당시 2021년 흑자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결국 실패했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234% 증가한 48억원으로 추정되지만 영업손실은 9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신약 개발을 위해 설립했던 자회사를 청산하고 미국 법인을 재정비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으나 실질적 수익 창출보다는 비용 절감 중심의 대응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다.

뷰노는 2022년 흑자 전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 연간 26억원 손실이 예상된다. 핵심 사업에 집중한다는 명목으로 비핵심 자산 매각에 나섰다. 지난 3월 폐결절 검출 솔루션을 30억원, 9월 골연령 분석 솔루션을 27억원에 매각했으나 장기적 수익 구조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의료AI 기업들은 신의료기술평가 유예제도를 통해 비급여 형태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며 "비급여 특성상 환자 사용이 쉽지 않아 수익을 내기 어렵고, 규제도 까다로워 적자가 지속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국내 시장 한계를 인식한 기업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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