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하 SKT)이 16년 만에 '유·무선 융합 전화'(FMC) 서비스를 종료한다. 통신 시장 환경 변화로 '활용성'이 떨어진 데 따른 선택과 집중 전략 일환이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오는 10월 15일부로 FMC 인터넷 전화의 신규 가입을 종료한다. 다만 기존 고객은 당분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FMC는 휴대용 단말기다. 와이파이(WiFi·무선랜) 지역에서는 인터넷 전화까지 쓸 수 있어 통신 요금 저감 상품으로 각광 받았다. 일례로 이동통신망을 이용할 경우 통화 요금이 10초당 18원(휴대폰에서 휴대폰으로 전화시)인 데 비해 무선랜을 이용한 인터넷 전화는 10초당 약 11.7~13원에 불과해 단순 계산상 요금을 최대 35%까지 줄일 수 있다.
이 상품은 와이파이가 통신 서비스 화두로 떠오르던 2000년대 말에서 2010년대 초 시장을 강타했다. 공공장소나 서울 시내 주요 거리, 건물, 대중교통 시설에 와이파이 설비 구축이 확대되던 터라 FMC 단말기는 큰 인기를 끌었다.
통신 3사도 앞다퉈 해당 상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FMC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다. 통신 시장 중추가 문자·통화에서 데이터로 옮겨온 까닭이다. 이때부터 FMC 단말기가 주는 이점은 크게 줄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분위기는 심화했다. 201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데이터 무제한 시대가 열렸고 문자 및 통화는 갈수록 상품성이 떨어졌다. 자연히 FMC 서비스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인터넷 전화의 이용률 하락도 FMC 단말기 시장 축소에 영향을 줬다. 한때 인터넷 전화는 가정·사무 등 용도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선택을 받았지만, 스마트폰 시대가 들어선 이후 일부 소상공인 매장에서만 쓰는 상품으로 전락했다.
이런 흐름을 감지한 KT는 2010년대 말 빠르게 서비스를 종료했고, SKT마저 이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아직 서비스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용률은 미미한 것으로 확인된다. SKT 관계자는 "인터넷 전화 사용자가 급감하고 이동전화 요금제에 음성통화가 대부분 기본 제공돼 FMC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