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에서 고전을 거듭하는 테슬라가 국내 점유율 역시 15%대로 주저 앉았다. 신차 가뭄에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약진하는데다 대규모 리콜 사태까지 겹쳐 경쟁력이 급전직하고 있다는 평가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2월 내수 전기차 점유율은 15.6%에 그쳤다. 지난해 연간 점유율인 21%에서 5%포인트 이상 후진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주력 판매 차종인 모델Y가 한국에 상륙한 지 5년이 다 돼 현대차와 기아의 새로운 전기차에 수요를 빼앗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차·기아의 내수 전기차 점유율은 지난달 70.4%로 지난해(60.1%)에 비해 10%포인트 넘게 늘었다. 기아의 신차 EV3가 지난달 2257대 팔려 전기차 중 최다 판매 모델에 올랐고 작년 하반기 출시된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도 1061대 판매돼 힘을 보탰다. 아이오닉5 역시 1463대 팔려나가 1년 전보다 6배가량 늘었다.
테슬라의 국내 리콜이 급증하는 것도 소비자 불안을 자극하며 판매 감소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코리아의 리콜 대수는 21만 136대로 2023년(1만 3992대) 대비 1401.8%나 폭증했다. 국토부는 주행 차선을 유지하도록 돕는 테슬라의 오토스티어 기능을 사용할 때 운전자에게 충분한 경고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차량 충돌시 도어 잠금이 해제될 수 있고, 이로 인해 탑승객의 부상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리콜 이유로 꼽았다.
한편 테슬라는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들이 논란을 키우면서 전세계에 걸쳐 차량 방화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등 리스크가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