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낀 '원화 스테이블코인' 억대 유통

2025-05-13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법적 기반 마련이 늦어지면서 상품권을 매개로 원화에 연동된 사실상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수억 원 규모로 발행·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도 공백의 부작용인데 시장에서는 해당 코인이 자금세탁과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코인 발행 플랫폼 김스왑이 발행한 ‘KRWO’ 약 3억 4854만 원어치가 현재 유통되고 있다. 이 중 3억 원 상당이 카카오와 네이버 라인의 합작 블록체인 플랫폼인 카이아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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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WO는 상품권인 오픈바우처를 가운데 끼워넣어 원화 가치에 연동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김스왑 이용자가 1만 원 상당의 오픈바우처 1장을 원화로 구매해 KRWO로 교환을 신청하면 1만 개의 KRWO가 이용자의 지갑으로 나간다. ‘1KRWO=1원’인 셈이다. 거꾸로 KRWO도 김스왑에서 원화로 바꿀 수 있다. 원화를 직접 담보로 하지 않지만 중간에 상품권을 넣는 2단계 구조를 통해 원화 연동 효과를 내고 있다. 실제로 업체도 한동안 KRWO를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라고 홍보해왔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되레 불법 시장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재우 한성대 블록체인연구소 교수는 “규제 밖에서 운영되는 스테이블코인은 블랙리스트 등록이나 자금 동결 기능이 없는 경우가 많아 불법 자금 유통 차단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김스왑은 보완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스왑 측은 “탈중앙화 서비스 특성상 블랙리스트나 동결 기능을 갖추지 못했지만 개선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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