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지가 때 이른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체감온도 35도 폭염이 예고된 가운데 서울에 올해 첫 열대야가 찾아오겠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포르투갈과 인접한 스페인 우엘바주의 엘 그라나도 지역은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6도까지 오르면서 6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다. 이전 6월 최고 기온은 1965년 세비야에서 기록된 섭씨 45.2도였다.
인접한 포르투갈 역시 4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인 리스본은 30일 밤까지 '지속적으로 매우 높은 최고 기온'이 예보돼 폭염 적색 경보가 내려졌다.
또 다른 유럽국가 이탈리아 시칠리아는 이날 최고기온이 39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돼 낮 시간대에 실외 노동을 금지했다. 이탈리아 북서부의 리구리아도 실외 노동 금지령을 발표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노동조합들은 이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프랑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지 교육부는 29일 폭염 예방 지침을 공지하며 학생과 교직원 건강 보호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으며, 각 지방자치단체에 위험에 노출된 학교를 필요에 따라 임시 폐쇄하라고 권고했다. 투르시는 교육부 공지가 내려오기 전부터 자체적으로 30일과 7월 1일 이틀 간 오전 수업만 진행하기로 했다. 마르세유는 공공 수영장을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고온으로 인한 산불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 40도까지 기온이 상승한 그리스 아테네 인근에선 산불 피해가 발생해 인근 지역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프랑스에서도 코르비에르 지역에 화재가 발생해 고속도로 일부를 폐쇄했다.
미국 역시 최근 열돔 현상으로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중서부에서 동부 연안에 이르는 지역까지 폭염 경보가 내려지면서, 1억 6000만 명이 영향을 받게 됐다. 지난 23일에는 워싱턴DC에 폭염이 내려져 K팝 그룹 스트레이키즈의 공연이 조기 종료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역시 매우 무더운 날씨가 예보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30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최고체감온도는 33도 내외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남부지방과 제주도 동부는 35도 내외까지도 오르겠다.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는 밤 사이(전날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오르는 열대야가 기록될 전망이다.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밤사이 기온이 크게 내려가지 않아 강릉·포항 등에서도 열대야 기록이 나올 수 있겠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