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돌아오는 암호화폐 기업들… '美 사업 확장' 발표한 회사 8곳

2025-05-12

[블록체인투데이 한지혜 기자] 올해 미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거나 본사를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11일(현지 시각) 코인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암호화폐 서비스 플랫폼 넥소(Nexo)는 미국 시장 재진출 계획을 지난 5일 공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올해 초 취임한 이후, 미국 진출 계획을 발표한 여덟 번째 주요 암호화폐 기업이다.

서클(Circle), 바이낸스(Binance), OKX 등도 2025년 중으로 미국 내 사업 확대에 나설 예정이며, 이러한 흐름의 배경에는 STABLE 법안과 GENIUS 법안 등 암호화폐 관련 입법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있다. 해당 법안들이 시행되면, 업계는 더욱 빠르고 안정적인 시장 진입 기반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미국 시장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진출한 여덟 개 기업은 다음과 같다.

1.바이낸스US, USD 서비스 재개… 창펑 자오, 사면 요청

트럼프 대통령 취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바이낸스US(Binance.US)는 공식적으로 미국 달러 입출금 서비스를 재개했다.

해당 서비스는 2023년 6월 13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바이낸스가 미국 법률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불법적으로 영업을 했다고 판단해 민사 집행 조치를 취하면서 중단됐었다. 이후 바이낸스는 27억 달러에 달하는 합의금을 지불했고, 당시 CEO였던 창펑 자오(Changpeng Zhao)는 개인적으로 1억5000만 달러를 납부했다.

USD 입출금 중단 직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바이낸스와 자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SEC는 "자오와 바이낸스가 광범위한 기만 행위, 이해충돌, 정보 비공개, 그리고 법률 회피를 조직적으로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2023년 11월, 바이낸스와 자오는 미국 법무부(DoJ)와의 합의에 따라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등 연방 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고, 총 43억 달러의 벌금 납부, 자오의 CEO직 사임, 그리고 수감형이 포함된 처벌을 받았다.

자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했으며, 트럼프는 이미 여러 암호화폐 업계 인사들을 사면한 전력이 있다.

2. 이토로, 2024년 제재 이후 미국 IPO 신청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 이토로(eToro)는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Nasdaq Global Select Market)에 ‘ETOR’라는 티커 기호로 기업공개(IPO)를 위한 등록 신고서를 공식 제출했다. IPO는 빠르면 2025년 2분기에 이뤄질 수 있으며, 이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토로는 이번 상장을 통해 1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고, 기업 가치를 40억 달러로 책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토로는 2024년 SEC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SEC는 이토로가 미등록 브로커이자 미등록 청산기관으로서 일부 암호화폐 자산을 증권으로 간주하고 거래를 중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토로는 벌금을 납부했으며, 미국 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암호화폐 서비스는 비트코인, 비트코인캐시, 이더리움으로 제한됐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 내 소매 투자자 대상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점차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현재 암호화폐 정의와 관련한 규정을 재정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그동안 은행 서비스를 받기 어려웠던 관련 플랫폼들에 대한 제약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

3. OKX, 5억 달러 벌금 이후 미국 재진출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OKX는 2025년 4월, 미국 시장 재진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OKX는 올해 단계적인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거점으로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새로운 지역 본부를 설립했다. 또한 미국 사업 총괄로 바클레이스 출신의 로샨 로버트(Roshan Robert)를 임명했다.

재진출은 미국 법무부와의 합의가 이뤄진 지 수개월 만에 이뤄졌다. 당시 미국 검찰은 “OKX가 7년 이상 자금세탁방지법을 고의로 위반했으며, 범죄자들이 금융 시스템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 도입을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OKX는 5억 달러의 벌금을 납부하고, 무허가 송금업 운영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으며, 외부 감사인을 선임하는 데 필요한 비용도 부담하기로 했다. OKX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에는 고객 피해에 대한 주장도, 회사 임직원에 대한 기소도, 정부가 지정한 모니터 임명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로샨 로버트는 포춘(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재진출을 앞두고 컴플라이언스 및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며 “규제 제정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이제는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4. 넥소, 규제 기관과의 교착 끝에 미국 시장 복귀

글로벌 디지털 자산 금융 플랫폼 넥소(Nexo)는 2025년 4월 28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 시장 복귀를 공식 발표했다. 복귀에 따라 미국 고객들은 넥소의 자산 담보 대출, 암호화폐 예치 계좌, 고급 거래 서비스를 다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넥소는 2022년 미국 시장에서 철수했으며, 이는 연방 규제기관과의 18개월간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조치였다. 당시 8개 주의 규제 당국은 넥소가 이자 지급 상품을 미등록 상태로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넥소의 공동설립자 안토니 트렌체브(Antoni Trenchev)는 이번 복귀 결정의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암호화폐 정책을 언급하며, “미국이 돌아왔고, 넥소도 돌아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넥소는 더 강하고, 더 영리해졌으며, 미국 시장에서 반드시 성공할 준비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5. 서클, IPO 앞두고 뉴욕으로 본사 이전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인 서클(Circle)은 2025년 초, 글로벌 본사를 보스턴에서 뉴욕으로 이전했다. 새로운 본사는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1번지에 위치하며, 이는 기업공개(IPO) 계획과 맞물려 전통 금융 시장과의 통합 의지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서클은 4월 1일 IPO를 공식 신청했으며,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IPO에는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와 시티그룹(Citigroup)이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서클은 약 5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서클 CEO 제레미 알레어(Jeremy Allaire)는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 꼭대기 부근으로의 이전은, 신뢰성과 안정성, 보안을 갖춘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서의 우리의 비전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서클은 2022년에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해 상장을 시도했으나, 해당 거래는 최종 무산됐다. 당시 거래가 성사됐을 경우 서클의 기업 가치는 약 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평가된 바 있다.

6. 크립토닷컴, 미국에서 주식 및 ETF 거래 서비스 개시

크립토닷컴(Crypto.com)은 2025년 동안 미국 시장에서 서비스 확장을 진행하며, 주식 및 ETF 거래 기능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단계적으로 출시되며, 미국 고객을 위한 뱅킹, 암호화폐, 주식, 신용카드 서비스 전반에 걸쳐 대폭 확장될 예정이다.

이번 전략은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의 융합이라는 전반적인 트렌드를 반영하며, 미국 내 여러 암호화폐 및 금융 기업들이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한다.

크립토닷컴의 글로벌 자본시장 총괄 트래비스 맥기(Travis McGhee)는 “주식 및 ETF 거래 기능을 기존의 암호화폐 및 파생상품 거래와 통합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정부가 규제 프레임워크를 수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업계를 이끄는 강력한 추세가 존재한다"며 "이는 강력한 시장과 암호화폐의 밝은 미래를 예고하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7. a16z, 영국 떠나 미국 복귀

벤처캐피털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a16z)는 영국 사무소를 철수하고, 미국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5년 1월 24일, a16z의 암호화폐 부문 COO 앤서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는 엑스(X) 게시물을 통해 "영국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열정과 채택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런던 지사를 닫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5년 동안 a16z를 런던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a16z는 지사 설립 18개월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a16z는 2023년, 조 바이든(Joe Biden) 전 대통령 하의 규제 환경이 암호화폐 산업에 비우호적이라는 이유로 런던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알바니즈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암호화폐 산업에 강력한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영국 내 암호화폐 관련 입법의 더딘 진전과 노동당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 변화도 미국 복귀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8. 코인베이스, 파생상품 시장 장악 위해 데리비트 인수

미국 기반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는 5월 8일, 암호화폐 파생상품 플랫폼 데리비트(Deribit)를 29억 달러에 인수했다.

코인베이스는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이번 인수를 통해 미결제약정 기준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파생상품 플랫폼이 됐다"고 전했다.

이번 거래는 코인베이스, 크라켄(Kraken), 로빈후드(Robinhood)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전 세계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경쟁하는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다. 발표 당일, 코인베이스의 해외 파생상품 거래소는 100억 달러 규모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hjh@blockchai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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