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중입자치료·로봇수술…금기창 연세의료원장 "최상급병원 도약할 것"

2024-11-19

“혁신의료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넘어 초고난도 질환을 치료하는 ‘최상급’ 병원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

금기창 연세의료원장은 19일 오전 세브란스병원 백양누리 진리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러한 목표를 말했다. 의정갈등으로 인한 전공의 이탈이 가속화한 지난 3월 취임한 금 의료원장은 “이번 사태가 길어지면서 시간을 잡기가 어려웠다”면서 “아직 해결 안 되고 있지만 연세의료원이 가고 있는 방향에 관해서 설명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날 금 의료원장이 가장 강조한 건 ‘초고난도 질환 중심의 혁신 의료 구현’이었다. 지난해 연세의료원은 국내 최초로 중입자치료를 도입해 중증난치질환을 치료했다. 이달 초까지 전립선암 378명, 췌담도암 45명, 간암 6명, 폐암 8명이 중입자치료를 마쳤다. 심각한 부작용 보고도 없었다. 내년 상반기엔 회전용 치료기도 추가 가동된다. 두경부암 치료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어 금 의료원장은 “세브란스병원은 로봇 수술도 세계적이다”고 말했다. 단일 기관으론 세계 최초로 로봇 수술 4만 건을 달성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존슨앤존슨과 차세대 수술 로봇, 디지털 수술 플랫폼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임준석 연세의료원 디지털헬스실장은 “중증환자 영상 진단 등을 AI(인공지능)으로 하고 환자 빅데이터 플랫폼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혁신의료 도입의 목적은 ‘빅5’ 상급종합병원을 넘어선 4차·최상급병원으로의 도약이다. 이를 위해 희귀질환・초고난도 질환 환자가 연세의료원에 오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한다. 올해 5월 희귀질환 진단·치료·연구 위해 임상유전과와 소아신경과 등 17개 진료과 22명의 전문의가 참여한 하님정밀의료클리닉을 개소했다.

이어 연세의료원 산하 모든 병원은 초고난도 질환 중심으로 병원의 모든 기능을 전환한다. 전문의 중심 진료체계 구축 TF도 꾸렸다. 의료원 산하 각 병원은 일반·단기 병상의 비중을 줄였다. 전문의 비율을 확대하고 입원전담전문의를 활성화하고 있다. 금 의료원장은 “전문의 중심 진료체계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풀리지 않는 의정갈등은 여전히 연세의료원에 큰 부담이다. 금 의료원장은 “우리 연세의료원 의사가 약 2000명인데, 700명(전공의)이 나갔다고 생각하면 영향에 대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면서 “이들이 진료에 기여를 안 한 거면 타격이 없겠지만, 당직·입원환자 담당・수술실 보조 등 진료 업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타격이 컸다”라고 말했다.

연세의료원은 의정갈등이 시작된 올해 의료수익으로 상반기만 1200억원이 넘는 손실이 예상된다.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에 참여하며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경영손실은 불가피하다. 금 의료원장은 “의료환경의 변화로 당장 의료이익은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이제 진료수익만으로는 미래의료를 준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단 연세의료원은 교수진의 연구와 기술 개발 지원을 늘려 수익 구조를 다양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의과대학은 163억원, 치과대학이 156억원, 간호대학 7억 2000만원을 연구를 위해 교수들에게 과제별로 최대 2년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런 지원이 국내 최초 수부이식 수술이라는 임상 성과는 물론 진단 소프트웨어 개발, 세계적인 의학저널에 신의료기술 등재 등으로 이어졌다.

이어 신진 교수의 연구정착을 위한 지원금도 올해 상반기에 16억원 넘게 지원했다. 맞춤형 전담 특허사무소 제도를 운용하고, 특허나 기술이전 관련 전문인력 육성, 교수창업 컨설팅도 돕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올해 10월까지 305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기술이전은 23건으로 계약액은 117억 원에 이른다.

금 의료원장은 정부를 향해선 의정갈등 사태 해결을 요청했다. 아울러 필수의료를 포함한 의료수가의 현실화와 필수의료 전문의 확보 위한 의료사고특례법 재고도 강조했다. 이날 금 의료원장은 “전기요금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연세의료원 신촌 병원 1년 전기요금이 220억 원이 넘는다”면서 “환자 치료에 쓰이는 전기가 산업용 전기요금이 아니라 일반용 전기요금을 적용받아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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