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 내년 외식업 트렌드로 '초개인화' '저속노화' '맞춤소비'를 제시했다. 외식업주들은 배달 플랫폼에서 맛 강도·구성·양, 포장 여부 등 여러 옵션을 제안하거나 메뉴 조합을 세분화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불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고유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4 배민 외식업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내년 외식업 트렌드와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올해 가장 많이 주문된 메뉴는 '아메리카노', 가장 주문 수가 성장한 카테고리는 '카페 디저트'다. 특히 지난 8월 카페 디저트의 주문 수는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카페 디저트를 견인한 메뉴는 '요거트 아이스크림' '포케' '빅사이즈 아메리카노' 순이다.
김지현 우아한형제들 사장님커뮤니케이션실장은 “간편하게 집에서 먹는 메뉴들이 상승 추세”라면서 “고객이 나를 위한 건강한 음식을 먹고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되는 포케 메뉴도 상위 메뉴에 분포됐다”고 말했다.
배민은 이에 따른 내년 배달 산업을 이끌 외식업 트렌드로 '초개인화' '저속노화' '맞춤소비'를 꼽았다.
우선 내년에는 '초개인화' 경향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요거트 아이스크림과 마라탕 등 소비자가 주도적으로 음식 재료를 구성하는 메뉴가 이미 유행했는데, 내년에는 이 경향이 심화될 전망이다. 김 실장은 외식업주에게 고객이 메뉴를 조합하고 구성하도록 선택권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속노화' 또한 내년에 관심있게 지켜볼 트렌드다. 체중 조절과 혈당 조절 등 건강 관리를 위한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배달 메뉴에서도 '저염' '저칼로리' '디카페인' 등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
불황에 따라 필수재 위주의 소비 현상이 예상되면서 '맞춤소비'도 강화될 전망이다. 필수재는 구매력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외식업주는 '프리미엄'과 '박리다매' 중 하나를 택해 접근해야 한다.
내수침체·고령화로 인한 외식 수요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외식업주들이 '고유성(매출증대)'과 '효율성(비용절감)'을 갖추고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메뉴 경쟁력 강화 △효과적 마케팅 실천 △혁신적인 디지털 전환 추진 △식재료 비용 효율화 △인건비 효율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배달 플랫폼이 이제 외식업에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최 교수는 “자영업의 과밀화 문제가 부정적인 환경이라면, 플랫폼 경제의 확산이나 기술 발전은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는 환경”이라면서 “플랫폼 기업은 공급사 입장에서는 사업 기회를 확대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외식업에서 로봇·키오스크 등을 활용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런 기술을 사용했을 때 데이터가 남게 돼 있다”면서 “이 데이터를 보면서 분석하고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