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과연 한일 과거사 문제에서 ‘용서’는 가능할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서울에서 도쿄까지 약 2300km를 34일간 자전거로 달린 이들의 여정을 담은 영화 '용서를 위한 여행'이 화제다. 이 영화는 단순한 자전거 여행을 다룬 영화가 아니라, 아픈 역사와 마주하며 진심으로 화해를 고민하는 다큐멘터리이다.
과거사를 둘러싼 감정의 골은 깊다. 독도, 위안부, 징용, 교과서 왜곡 문제 등 해결되지 않은 기록들은 여전히 한국 사회 속에 상처로 남아 있다. “용서하라”는 말은 쉽지만 피해의 역사 앞에서 마음까지 따라가긴 어렵다. 이 영화를 만든 이수성 감독은 이 문제를 종교에 기대어 다시 본다. 그는 신양성경 마태복음 6장 14-15절의 말씀처럼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실에서는 일본에 대한 분노와 냉정한 감정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감독은 그때 떠오른 것은 십자가 위에서조차 가해자를 용서한 예수의 모습을 떠올린 것.
“용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 속에, 혹시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는 건 아닌지, 과거에 사로잡혀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고 이 감독은 말한다.
그리고 마침내 길 위에 오른다. 이수성 감독은 “일제강점기의 상처를 되짚으며, 진정한 화해의 가능성을 몸으로 확인하는 여정이다. 서울에서 도쿄까지 2300km—과거 일본이 조선을 향해 달려왔던 길을 이번엔 거꾸로 거슬러 간다. 그 길 위에서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을 십자가에 내려놓겠다는 다짐. 머리로가 아니라 가슴으로, 일본을 향한 감정의 변화를 마주하겠다는 각오”라고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 감독은 “여정에는 다양한 목소리가 담긴다”며 “2016년 쓰나미와 원전 사고 당시 “하나님이 남으라 하셔서” 끝까지 현장을 지킨 선교사의 증언, 일왕 숭배와 8만 개의 신사 문화 속에서 복음화율 0.4%에 머문 일본의 현실, 그리고 그 땅에서 사랑과 섬김으로 씨를 뿌리고 있는 약 1500명의 한국 선교사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를 품고 12명의 라이더가 34일간 2300km를 달린다”고 말하고 있다.
과연 “용서란 무엇인가”를 묻는 이 고되고 지난한 여정이 1억 3000만 일본인들에게 신앙 앞에서 한일 관계와 우리 마음 속 깊은 질문에 어떤 울림을 남길지 주목된다.
다큐멘터리 '용서를 위한 여행'은 오는 12월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