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끝 모르는 이·팔 분쟁, 그 책임은 어디에 있나

2025-03-21

중동 가자지구 전쟁이 끝을 모르고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00여 년이나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 두 권이 출간됐다. ‘왜 강대국은 책임지지 않는가’와 ‘이스라엘을 위한 변명’이다. 두 책의 저자 모두 유대인이다.

내용을 단순화하면 둘 다 분쟁의 책임을 외세에 돌린다. 분쟁 피해자의 경우 전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이고 후자는 이스라엘만 그렇다.

‘왜 강대국은 책임지지 않는가’는 제목 그대로 분쟁의 이유는 ‘강대국’의 차별에 있다고 한다. 근거는 이렇다. 과거부터 유럽을 비롯한 서구 사회에는 유대인에 대한 인종차별, 더 나아가 인종청소 분위기가 있다고 한다. 그것의 극단적인 형태가 나치의 홀로코스트다.

당시나 지금이나 홀로코스트를 비판하지만 대처는 미온적이었다. 영국과 프랑스, 미국 등은 히틀러의 나치를 말로만 비난할 뿐 행동으로 옮겨 유대인을 구출하거나 피난·이주를 받아주지도 않았다. 이들도 유대인을 차별했기 때문이다.

대신 유대인이 시온주의를 앞세우고 중동 팔레스타인에 나라를 세우겠다고 했을 때 두 손을 들어 환영했다. 이들 골치덩어리를 멀리 보내버리면 자신들의 나라도 정화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불똥은 팔레스타인 아랍인에게 떨어졌다. 당시 팔레스타인은 오스만제국에 이어 영국의 식민 통치를 받고 있었다.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은 영국을 뒷배로 한 유대인에 밀려 나라를 잃었고 지금도 그렇다.

저자는 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이 벌어졌는지 근본 이유를 찾아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인종차별을 통해 유대인을 박해한 유럽과 미국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중재에 나서는 것은 위선적이라고 강조한다. 결국은 유럽인은 물론이고 우리 안에 있는 차별 심리를 해소해야 팔레스타인 문제도 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을 위한 변명’은 다소 결이 다르다. 분쟁의 책임은 외세에 있다고 한다. 제목 그대로 외세의 반유대주의에 대한 유감을 표시한다. 전세계에 ‘이스라엘 악마화’ 풍조가 팽배해 있다면서 이는 나치와 옛 소련, 이란 등의 배후 조정 때문이라고 일갈한다. 이스라엘은 오히려 자신의 국가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는 변명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피해를 주기는 했지만 중국 등 다른 심각한 인권침해국보다는 훨씬 온건하다고 주장한다. 팔레스타인 땅은 당연히 이스라엘의 역사적 영토라는 것은 기본적인 논조다.

분쟁의 해결을 위해서는 두 저자 모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당사자들의 직접 대화를 주장한다. ‘왜 강대국은 책임지지 않는가’는 인종차별 본성의 유럽과 미국에 맡겨둬서는 안되기 때문이라고 본다. 반면 ‘이스라엘을 위한 변명’은 이스라엘포비아(이스라엘 공포증)가 풀려야 평화가 온다고 주장한다. 각 1만 9500원,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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