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者 正也(정자 정야)

2025-01-12

노나라의 권신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에 관해서 묻자, 공자는 “올바름(正)이다”라고 답했다. 그리고선 “그대가 올바름으로써 이끈다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은 일을 하겠는가?”라는 말을 부연하여 나무라듯이 설명했다. 정치를 ‘올바름’ 그 자체로 정의한 공자의 발언이 단호하다.

‘政’의 왼편인 ‘正’에서 맨 위의 ‘一’자는 어떤 목표 지점을 나타낸 선이다. ‘一’ 아래의 ‘止(갈 지=之)’는 발바닥 모양을 그린 글자로서 본래 ‘가다’라는 뜻이었다. ‘가다’는 자연스럽게 ‘멈추다’라는 뜻도 내포하므로 후에는 주로 ‘그칠 지’로 훈독하게 되었지만, 본뜻은 ‘가다’에 있다. 오른편의 ‘攵(칠 복)’은 ‘攴(칠 복)’과 같은 글자인데 ‘攴’은 손(又)으로 몽둥이(丨)를 잡고 있는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다. 그러므로 ‘政’은 ‘손에 몽둥이를 들고서 치는(때리는) 강제력을 행사해서라도 올바른 목표(一)를 향해 나아가는(止) 행위’를 뜻하는 글자이다. 바른 정치에는 합당한 형벌도 필요함을 나타낸 글자인 것이다. 이에, 공자는 정치를 ‘올바름’으로 정의하고서 지도자 자신이 올바르면 정치정의는 저절로 구현됨을 설파하였다. 올바르지 못하면 탄핵을 당한다. 탄핵은 올바름을 지키기 위해 국민이 든 몽둥이인 셈이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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